너라는 벼락을 맞았다 --- 고영
너……라는 말 속에는 슬픔도 따뜻해지는 밥상이 살고
너……라는 말 속에는 눈곱 낀 그믐달도 살고
너……라는 말 속에는 밤마다 새 떼를 불러 모으는 창호지문도 살고
너……라는 말 속에는 물구나무 선 채 창밖을 몰래 기웃거리는 나팔꽃도 살고
너……라는 말 속에는 스스로 등 떠밀어 희미해지는 바람도 살고
너……라는 말 속에는 진즉에 버렸어야 아름다웠을 추억도 살고
너……라는 말 속에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약속 그래서 더욱 외로운 촛불도 살고
너……라는 말 속에는 죽음도 두렵지 않은 불멸의 그리움도 살고
너……라는 말 속에는 평생 돌이킬 수 없는 슬픔을 안고 괴로워하는 상처도 살고
너……라는 벼락을 맞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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