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思惟)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에서 본 몸

나뭇잎숨결 2008. 12. 2. 08:25

 

 

 라파엘로의 <아테네학당> 중에서

왼쪽은 플라톤 입니다. 모델은 당시 화가들의 스승격인 다빈치 입니다.

오른쪽 인물은 아리스토텔레스로 모델은 미켈란젤로라고 하는군요.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에서 본 몸  

                                                                                              - 조광제.


1. 몸은 실체다.

 

1) 실체의 세 가지 뜻.


"첫째 의미에서 보면, 실체는 질료 즉 그 자체로 존재하고 '하나의 이것'이 아닌 것이다. 둘째 의미에서 보면, 실체는 형태와 형상이다. 이에 따라 한 사물이 '하나의 이것'이라 불리운다. 셋째 의미에서 보면, 질료와 형상으로 구성된 것이다."({영혼론} II, 1, 412a.)
"세 가지 종류의 실체가 있다. 하나는 감각적인 것이다. 감각적인 실체는 영원한 실체와 부패하는 실체로 나주어진다. … 다른 실체는 부동의 것이다. 감각적인 두 실체는 자연학의 대상이다. 왜냐 하면 그것들은 운동을 함축하기 때문이다."({형이상학} ∧, 1, 1069a30)

2) 생명을 지닌 몸은 질료와 형상이 혼합된 것이자, 감각적이고 부패하는 실체다.
"자연적 몸(물체)들에는 생명이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다. 생명으로써 의미하는 바는 자기-영양과 성장(아울러 부패)이다. 자신 속에 생명을 가진 모든 자연적 몸들은 혼합물이라는 의미에서의 실체다."({영혼론} II. 1. 412a)

3) 몸들(물체들)은 자연학의 대상으로서, 질료와 붙어있으면서 부동의 것이 아닌 존재들이다.
"모든 자연적 실체들이 존재하는 모든 것들 중에 제 일의 것들이라면, 자연학은 모든 학문들 중에 제 일의 것이 될 것이다. 그러나 만약 다른 실재가 즉 분리되고 부동의 것인 실체가 존재한다면, 이 실재에 대한 학문은 필연적으로 자연학에 앞선 것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앞섬 자체에 의해 보편적인 학문이 될 것이다."({형이상학} K. 7, 1064b9)
"자연학은 분리되고 부동의 것이 아닌 존재들을 탐구한다. 수학의 갈래들은 부동이지만 질료들로부터 떨어지지 않고 질료에 참여하고 있는 존재들을 탐구한다. 그 반면, 최초의 학문은 떨어져 있으면서 부동의 존재들을 대상으로 삼는다."(같은 책, E. 1, 1026a13)


2. 혼에 관하여

1) 혼을 둘러싼 문제들.


·혼은 실체인가, 실체와 구분하는 질 또는 양 또는 다른 종류의 속성들 중의 하나인가?
·혼은 존재하는 가능태에 속하는가, 오히려 현실태에 속하는 것이 아닌가?
·혼은 나누어질 수 있는가, 말하자면 부분들을 갖는 것인가?
·혼은 모든 곳에서 동질적인가, 동질적이지 않다면 그 다양한 형상들은 종적으로 다른 것인가 아니면 류적으로 다른 것인가?
·혼의 상태들(affections)은 모두 다 몸과 혼의 혼합의 상태들인가 아니면 혼 자체에 특유한 상태가 있는가?


2) 혼은 스스로 운동하는 것도 아니고, 운동이 혼의 속성도 아니다.


"혼의 본질이, 혼이 스스로를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에 의해 올바르게 기술된다는 것은 거짓이다. 그뿐만 아니라, 운동이 심지어 혼의 속성이라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러나 만약 혼이 본성적으로 운동에 가담한다면, 혼은 위치를 가져야 한다. … 이제 몸이 장소 이동의 운동으로써 자리를 옮기는 것이 된다. 따라서 혼 역시 몸과 함께 전체로서건 부분으로서건 자리를 변경해야 한다."({영혼론} I. 3. 406a.)
"만약 혼이 움직인다면, 가장 그럴 듯한 견해는 혼을 움직이는 것이 감각적인 사물들이다 하는 것이다. … 혼의 운동은 그 본질적인 본성으로부터 이탈된 것임에 틀림없다."({영혼론} I. 406b.10 )


3) 혼은 공간적인 크기를 갖지 않는다.


"혼이 공간적인 크기를 갖는다고 말하는 것은 실수다."({영혼론} I. 407a1.)


4) 혼은 몸의 부분들이 잘 조화를 이룬 것이 아니다.


"영혼은 몸의 부분들이 조성되는 양식이라는 의미에서 조화다라는 것은 쉽게 반박될 수 있는 견해다. 왜냐 하면, 만은 혼합된 부분들이 있고 다양하게 조성된 것들이 있는데, 이 중 정신 또는 감각적이거나 욕구적인 기능은 어떤 조성 양식이란 말인가? … 혼을 혼합의 비율과 동일시하는 것은 마찬가지로 부조리하다."({영혼론} I. 408a10.)


5) 혼은 감정의 주체도 생각의 주체도 아니다.


"그러나 화내는 것이 영혼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물을 짜고 집을 짓는 것이 영혼이라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확하지 못하다. 혼이 불쌍히 여긴다거나 배운다거나 생각한다거나 말하기 보다는 이런 일을 하는 것은 영혼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이 낫다. … 생각함, 사랑함, 그리고 미워함은 정신의 상태들이 아니라, 정신을 가진 한, 정신을 가진 것의 상태다. "({영혼론} I. 408b10. 25.)


6) 혼은 나누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이는 혼이 가분적이라 말하면서, 한 부분은 생각하고, 다른 부분은 욕망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만약 혼의 본성상 혼이 나누어지는 것을 허용한다면, 그 부분들을 함께 지니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분명히 몸은 아니다. 어쨌든 혼이 떠나면 몸이 해체되고 부패한다. 그렇다면, 혼을 하나로 만드는 다른 무엇인가가 있을 것인데, 이 통일시키는 자가 오히려 혼이라는 이름에 가장 적합한 권리를 갖는 것 아닌가."({영혼론} I. 411b5.)

3. 몸과 혼

1) 혼은 몸의 현실태다.


"생명을 가진 자연적 몸은 그러그러한 종류의 몸 즉 생명을 가진 몸이기 때문에, 몸이 혼일 수는 없다; 몸은 주체 또는 질료이지 그것에 부가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혼은, 자신 속에 가능적으로 생명을 가진 자연적인 몸의 형상이라는 의미에서 실체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실체는 현실태다. 따라서 혼은 위와 같이 특징지워지는(가능적으로 생명을 가진) 몸의 현실태다. 이제 현실태라는 단어는 두가지 의미를 갖는다. 하나는 지식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에 상응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지식을 실제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에 상응하는 것이다. 혼이 첫 번째 의미에서 현실태라는 것, 즉 소유된 것으로서의 지식이라는 의미에서의 현실태임을 분명하다. 왜냐 하면, 자고 있는 것과 깨어 있는 것은 둘 다 혼의 존재를 전제하기 때문이다. 이 둘 중 깨어 있는 것은 실제로 알고 있음에 상응하고, 자고 있음은 채용되지 않고 소유되고 있는 지식에 상응한다. 그리고 개인의 역사에서 지식은 그것이 채용되거나 활용되기 전에 먼저 온다.
이것이 왜 혼이, 자신 속에 가능적으로 생명을 가진 자연적인 몸의 첫 등급의 현실태인가에 대한 이유다."({영혼론} II. 412a15-25)


2) 혼은 몸의 '본질적인 무엇임'이다.


"혼은 한 사물의 본질에 대한 규정적인 틀(formula)에 상응한다는 의미에서 실체다. 이는 혼이, 그렇게 할당된 성격을 지닌 몸의 '본질적인 무엇임'(the essential whatness)임을 뜻한다. … 눈이 동물이라고 가정해 보자. 봄(sight)은 눈의 혼이 될 것이다. 왜냐 하면, 봄은 틀 즉 눈을 단순히 보고 있는 질료이게끔 하는 것에 상응하는 눈의 실체 또는 본질이기 때문이다. 봄이 눈에 제거되면, 눈은 더 이상 눈이 아니다. … 우리는 이제 우리의 고찰을 부분들에서 살아 있는 몸 전체에로 확장해야 한다. 왜냐 하면 부분적인 감각이 그 기관이 몸의 부분에 대해 갖는 관계는 감각의 전 기능이 감각적인 몸 전체 자체에 대해 갖는 관계와 같기 때문이다."({영혼론} II. 412b15-20.)


3) 혼은 몸의 역능적인 현실태다.


"혼은 봄의 역능과 도구에서의 역능에 상응하는 의미에서 현실태다; 몸은 가능태로 존재하는 것에 상응한다; 눈동자와 봄의 역능이 결합하여 눈을 구성하듯이, 혼과 몸이 결합하여 동물을 구성한다. 이로부터, 혼이 그의 몸으로부터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은 불가피하다."({영혼론} II. 413a1-5.)


4) 혼은 살아 있는 몸의 원인 내지는 원천이다.


"원인과 원천은 많은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혼은, 우리가 명백하게 인지한 세 가지 의미 모두에서 그 몸의 원이이다. 혼은 (a) 운동의 원천 내지는 기원이다. 혼은 (b) 목적이다. 혼은 (c) 살아 있는 몸 전체의 본질이다. … 모든 것에 있어서 본질은 그것의 존재 토대와 동일한다. 여기서 살아 있는 사물들의 경우, 그것들의 존재는 사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의 존재와 그것들의 생명에 대해 그것들에 있어서 혼은 원인 또는 원천이다. 더 나아가 가능적인 상태로 있는 그 무엇이든 간에 그것의 현실태는 그것의 형성적인 본질과 동일하다."({영혼론} II. 415b5-10.)


5) 모든 자연적인 몸들은 혼의 기관들이다.


"자연적인 몸들이 존재하는 까닭은 혼이다. … 혼은 자연적인 몸들이 성취하고자 하는 것이다. 자연적인 몸들은 혼에 관심을 갖고 존재하고 행동한다."({영혼론} II. 415b15.)


6) 몸과 혼은 하나다?


"혼과 몸이 하나인가 아닌가에 대한 물음은 불필요하기 때문에 무시한다. 그것은 마치 초와 스탬프에 의해 초 위에 새겨진 형태가 하나인가 아닌가를 묻는 것과 같다."({영혼론} II. 412b5.)

3. 혼과 몸의 분리


"정신이라 불리우는 혼(에 있는 것)은 ('정신'이란 말로써 내가 의미하는 바는 그것에 의해 혼이 생각하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생각하기 전에는 실제로 아무 것도 아니다. 그런 까닭에 그것을 몸과 혼합된 것으로 여길 수 없다."({영혼론} III. 429a20.)

 

철학아카데미(http://www.acaphilo.co.kr/)의 강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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