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노래가 모래밭으로 떠난다/이제니
또 하나의 노래가 모래밭으로 떠난다. 모든 것들은 어제의 세계를 바라본다. 불필요한 말을 건네고 불안을 품는다. 감추어져 있는 것들이 움직이고 있다. 한순간도 머무르지 않고 나아간다. 어제와 오늘은 없는 것들로 가득하다. 먼저 떠나간 말들이 떠오른다. 바람과 우연에 몸을 맡긴다. 자리 잡은 모든 것이 잃어버린 자리를 대변하고 있다. 죽은 사람은 끝없이 끝없이 목소리를 이어간다. 녹아내리는 태양 아래 자취를 감추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머물지 못하는 몸짓과 잔존하는 빛이 뒤섞여 있다. 거짓말을 통해 가로질러 가면 어제의 노래가 내일의 흔적을 보여준다. 또 하나의 노래가 모래밭으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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