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와 詩魂

꽃과 그림자/오규원

나뭇잎숨결 2022. 5. 12. 15:16

꽃과 그림자

오규원

붓꽃이 무리지어 번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바위가 앞을 가로막고 있어
왼쪽과 오른쪽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왼쪽에 핀 둘은
서로 붙들고 보랏빛입니다
그러나 가운데 무더기로 핀 아홉은
서로 엉켜 보랏빛입니다
그러나 오른쪽에 핀 하나와 다른 하나는
서로 거리를 두고 보랏빛입니다
그러나 때때로 붓꽃들이 그림자를
바위에 붙입니다
그러나 그림자는 바위에 붙지 않고
바람에 붙습니다

'시(詩)와 詩魂'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늘과 침묵/오규원  (0) 2022.05.12
비가와도 젖은 자는/오규원  (0) 2022.05.12
그 다음 오늘이 할 일은/오규원  (0) 2022.05.12
개봉동과 장미/오규원  (0) 2022.05.12
5월의 시/이해인  (0) 2022.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