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와 詩魂

등 / 김선우

나뭇잎숨결 2021. 12. 19. 18:34

등 / 김선우

 

 

아이 업은 사람이
등 뒤에 두 손을 포개 잡듯이
등 뒤에 두 날개를 포개 얹고
죽은 새
 

머리와 꽁지는 벌써 돌아갔는지
검은 등만 오롯하다
 

왜 등만 가장 나중까지 남았을까,
묻지 못한다
 

안 보이는 부리를 오물거리며
흙 속의 누군가에게
무언가 먹이고 있는 듯한
그때마다 작은 등이 움직거리는 듯한


죽은 새의 등에
업혀 있는 것 아직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