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적인 것을 생래적으로 좋아하는 이들이 있다.
전혜린은 그 마음을 ‘페른베’(Fernweh), 먼 곳에 대한 그리움이라 불렀다.
"슈바빙을 유명하게 만들고 독일의 다른 도시 또는 도대체 독일적인 것과 구별하고 있는 것은 그 오랜 역사 때문이 아니라 특유한 분위기 때문이다. 그것은 무엇이라고 정의 내릴 수 없는 독특한 맛- ‘슈바빙적’이라는 말 속에 총괄되는 자유, 청춘, 모험, 천재, 예술, 사랑, 기지 등이 합친 맛으로서 옛날의 몽마르뜨와 비슷하기는 하지만 전혀 다른 자기의 맛을 가진 정신적 풍토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1차대전 후의 몽마르뜨나 2차대전 후의 생제르맹 데 프레에 일말의 우수(독일의 로만티스무스의 안개)와 맥주와 게르만의 무거운 악센트를 붙인 곳이라고나 할까?"[전혜린,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베르톨트 푸르트마이어의 <죽음과 생명의 나무>, 베른하르트 폰 로어의 미사경본’,
1481년경, 채색 필사본, 독일 뮌헨 바이에른 주립도서관 소장
나무에는 에덴동산의 나무에서 시작된 죽음과 골고타 언덕의 십자가 나무에서 이뤄진 생명의 신비가 담겨 있다. 인간은 나무로 인해 죄를 짓고 나무로 인해 죄사함을 얻은 것이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대주교였던 베른하르트 폰 로어의 미사경본에는 독일 채색 필사본 화가인 베르톨트 푸르트마이어(Berthold Furtmeyr·1446 ~1501)가 한 나무에서 죽음과 생명을 표현한 작품이 있다. 성경은 생명나무와 선악의 나무를 각각 다른 듯 설명하지만, 그는 한 그루 나무로 묘사해 그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가운데 선악과를 상징하는 나무에는 사과와 죽음(죄)을 상징하는 해골과 생명(구원)을 상징하는 십자고상이 달려 있다. 나무 양쪽으로는 성모 마리아와 하와가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열매를 나눠 주고 있다. 왼쪽의 성모 마리아는 십자가를 통한 생명-성체를, 오른쪽의 하와는 죄를 통한 죽음-사과를 선사하고 있다. 에덴동산의 나무는 생명과 죽음을 함께 지닌 한 그루로 나타나고 있다.
막스 뮐러, 『독일인의 사랑』
“낯선 세계의 차가운 돌풍이 어린이의 작음 가슴에 처음으로 불어 닥칠 때, 만약 어머니와 아버지의 눈에서 내비치는 - 마치 신의 빛, 신의 사랑의 반영처럼 내비치는 - 따스한 사랑의 햇빛이 없다면, 어찌 어린이의 가슴이 그 두려움을 감당할 수 있을까? 그러고 나서 어린이의 내부에서 눈뜨는 동경 - 이것이야말로 가장 순수하고 심오한 사랑이다. 그것은 온 세계를 포괄하는 사랑이다. 그 사랑은 인간의 열린 눈빛이 반사될 때 타오르며, 인간의 목소리가 들리는 곳에서 환호한다. 그것은 태곳적부터 있어온 도저히 헤아릴 수 없는 사랑이요, 어떤 추를 사용해도 측량해낼 수 없는 깊은 샘물, 아무리 퍼내도 고갈되지 않는 분수다.”
도서관정문에는 유럽 지성사를 상징하는 히포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호머, 투키다데스의 동상이
전세계에서 학술적으로 가치가 있는 책들 꼭 한권 씩은 독일 어느 곳엔가 구비돼 있다. 독일 학술재단에서 전국의 도서관마다 특정한 분야를 지정해 이 분야의 책들을 구입하는 데 지원하기 때문이다. 뮌헨에 있는 바이에른 주립 도서관의 경우, 동유럽과 음악학에 관련한 모든 자료를 모으고, 오래된 필사본을 중점적으로 관리한다. 이 외에도 괴팅엔대 도서관에서는 알타이어학에 관련한 자료를, 쾰른대 의학 도서관에는 의학에 관련한 도서를 모으라는 ‘임무’를 부여한다. 각 도서관은 재단의 지원을 바탕으로 각 분야의 도서들을 비교적 체게적으로 모을 수 있고 독일 전체적으로는 필요한 책들을 효과적으로 모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괴팅엔대에서 사서 일을 하고 있는 이희우씨는 “특화된 도서구입과 도서관간 대여 시스템의 발달이 독일 도서관의 큰 두 특징”이라며, “알타이어 관련 도서를 모으면서 한국학 관련 서적 10만여 권을 모았다”라고 이야기한다.
사서의 역할이 크다는 점도 특징이다. 장서가 800만권이 넘는 바이에른 도서관에서 일하는 직원이 600여 명에 달하는 데, 이 중 약 50명 정도가 전문사서이다. 이들은 도서관학을 전공했거나 다른 학문을 전공한 후 직업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다. 이희우씨는 “사서들은 자기가 전공하고 있는 분야의 책들에 대해 계속 연구하고 학문 동향을 파악해서 연구자들이나 학생에게 유용한 정보를 주어야 한다”며 연구자로서 사서의 중요성을 말했다. 균형잡힌 장서의 선정의 임무도 사서의 업무이다.
독일의 도서관은 대학, 주립, 시립 도서관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소속에 관계없이 도서관의 예산의 대부분은 국가가 충당한다. 바이에른 주립도서관의 경우 주정부에서 지급하는 1070만 유로와 학술재단에서 지급하는 200만 유로가 주요한 수입원이다. 각 도서관들은 다른 대학의 연구원은 물론이고, 누구든지 열람과 대여가 가능하도록 개방돼 있다. 바이에른 주립 도서관은 뮌헨대 도서관과 가까이 있으며, 주립도서관이기는 하나 65%정도의 이용자가 대학생들이다. 또 뮌헨대 도서관과 도서카드와 복사카드를 공유하고 있어 이용자들이 상황에 따라 편리한 도서관을 이용하면 된다. (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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