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와 詩魂

7월의 바다/황금찬

나뭇잎숨결 2024. 6. 30. 09:44

7월의 바다

 

-황금찬

 

아침 바다엔

밤새 물새가 그려 놓고 간

발자국이 바다 이슬에 젖어 있다.

 

나는 그 발자국 소리를 밟으며

싸늘한 소라껍질을 주워

손바닥 위에 놓아 본다.

 

소라의 천 년

바다의 꿈이

호수처럼 고독하다.

 

돛을 달고, 두세 척

만선의 꿈이 떠 있을 바다는

뱃머리를 열고 있다.

 

물을 떠난 배는

문득 나비가 되어

바다 위를 날고 있다.

 

푸른 잔디밭을 마구 달려

나비를 쫓아간다.

어느새 나는 물새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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