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강/ 황인숙

나뭇잎숨결 2020. 7. 17. 12:37

 

 

-  황인숙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 지 얼마나 괴로운 지

미쳐버리고 싶은 지 미쳐지지 않는 지

나한테 토로하지 말라

심장의 벌레에 대해

옷장의 나방에 대해

천장의 거미줄에 대해

터지는 복장에 대해

나한테 침도 튀기지 말라

인생의 어깃장에 대해

저마다의 애간장에 대해

빠개질 것같은 머리에 대해 치사함에 대해

웃겼고 웃기고 웃길 몰골에 대해

차라리 강에 가서 말하라

당신이 직접 강에 가서 말하란 말이야

 

강에 가서는 우리

눈도 마주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