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서(帛書)

[성금요일]주님 수난 예식, 가상칠언, 자비의 기도

나뭇잎숨결 2020. 4. 10. 09:19

[성금요일]주님 수난 예식♬ECCE LIGNUM  

 



The Fresco Cycle (View of the Cappella Maggiore)-PIERO della FRANCESCA
1452-60.Fresco. San Francesco, Arezzo

 

2020년 04월 10일 금요일

 

[홍] 주님 수난 성금요일

 
예수님의 수난을 묵상하는 주님 수난 성금요일에는 오랜 전통에 따라 성찬 전례를 거행하지 않고, 말씀 전례와 십자가 경배, 영성체로 이어지는 주님 수난 예식을 거행한다. 본디 이날의 전례는 말씀 전례가 중심을 이루었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십자가 경배와 영성체 예식이 들어와 오늘날과 같은 전례를 거행하고 있다. 오늘은 금육과 단식을 함께 지킨다.
 

오늘 전례

 
▦ 우리는 이제 거룩하게 거행되는 ‘주님 수난 예식’에 참여합니다.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죄를 대신하여 당신 자신을 십자가의 희생 제물로 봉헌하시는, 헤아릴 수 없는 사랑의 신비 속으로 들어서는 것입니다. 말씀 전례와 십자가 경배를 통하여 주님의 고통과 죽음을 깊이 묵상하며, 또한 거기서 흘러넘치는 사랑을 깨달을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겠습니다.
 

기도

 
+ 주님,
성자 그리스도께서 피를 흘리시어 파스카 신비를 마련하셨으니
자비를 베푸시어 주님의 종들을 거룩하게 하시고 영원히 보호하소서.
성자께서는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
◎ 아멘.
 
<또는>
+ 하느님, 옛 죄 때문에 온 인류가 물려받은 죽음을
성자 우리 주 그리스도의 수난으로 없애 주셨으니
천상 은총의 힘으로 저희를 거룩하게 하시어
그리스도를 닮은 새사람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말씀의 초대

 
‘주님의 종’은 고난을 당하지만, 현양되어 더없이 숭고하고 존귀해진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당신께 순종하는 모든 이에게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셨다(제2독서). 예수님께서 숨을 거두시고 군사 하나가 그분의 옆구리를 찔렀을 때 피와 물이 흘러나왔다(복음).
 

제1독서

<그가 으스러진 것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다(‘주님의 종’의 넷째 노래)>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52,13―53,12
13 보라, 나의 종은 성공을 거두리라.
그는 높이 올라 숭고해지고 더없이 존귀해지리라.
14 그의 모습이 사람 같지 않게 망가지고 그의 자태가 인간 같지 않게 망가져
많은 이들이 그를 보고 질겁하였다.
15 그러나 이제 그는 수많은 민족들을 놀라게 하고
임금들도 그 앞에서 입을 다물리니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은 것을 그들이 보고
들어 보지 못한 것을 깨닫기 때문이다.
53, 1 우리가 들은 것을 누가 믿었던가? 주님의 권능이 누구에게 드러났던가?
2 그는 주님 앞에서 가까스로 돋아난 새순처럼, 메마른 땅의 뿌리처럼 자라났다.
그에게는 우리가 우러러볼 만한 풍채도 위엄도 없었으며
우리가 바랄 만한 모습도 없었다.
3 사람들에게 멸시받고 배척당한 그는 고통의 사람, 병고에 익숙한 이였다.
남들이 그를 보고 얼굴을 가릴 만큼
그는 멸시만 받았으며 우리도 그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4 그렇지만 그는 우리의 병고를 메고 갔으며 우리의 고통을 짊어졌다.
그런데 우리는 그를 벌받은 자, 하느님께 매 맞은 자, 천대받은 자로 여겼다.
5 그러나 그가 찔린 것은 우리의 악행 때문이고
그가 으스러진 것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다.
우리의 평화를 위하여 그가 징벌을 받았고 그의 상처로 우리는 나았다.
6 우리는 모두 양 떼처럼 길을 잃고 저마다 제 길을 따라갔지만
주님께서는 우리 모두의 죄악이 그에게 떨어지게 하셨다.
7 학대받고 천대받았지만 그는 자기 입을 열지 않았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어린양처럼
털 깎는 사람 앞에 잠자코 서 있는 어미 양처럼
그는 자기 입을 열지 않았다.
8 그가 구속되어 판결을 받고 제거되었지만
누가 그의 운명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던가?
정녕 그는 산 이들의 땅에서 잘려 나가고
내 백성의 악행 때문에 고난을 당하였다.
9 폭행을 저지르지도 않고 거짓을 입에 담지도 않았건만
그는 악인들과 함께 묻히고 그는 죽어서 부자들과 함께 묻혔다.
10 그러나 그를 으스러뜨리고자 하신 것은 주님의 뜻이었고
그분께서 그를 병고에 시달리게 하셨다.
그가 자신을 속죄 제물로 내놓으면 그는 후손을 보며 오래 살고
그를 통하여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리라.
11 그는 제 고난의 끝에 빛을 보고 자기의 예지로 흡족해하리라.
의로운 나의 종은 많은 이들을 의롭게 하고 그들의 죄악을 짊어지리라.
12 그러므로 나는 그가 귀인들과 함께 제 몫을 차지하고
강자들과 함께 전리품을 나누게 하리라.
이는 그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자신을 버리고
무법자들 가운데 하나로 헤아려졌기 때문이다.
또 그가 많은 이들의 죄를 메고 갔으며
무법자들을 위하여 빌었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31(30),2와 6.12-13.15-16.17과 25(◎ 루카 23,46)
◎ 아버지, 제 영을 당신 손에 맡기나이다.
○ 주님, 제가 당신께 피신하오니, 다시는 수치를 당하지 않게 하소서. 당신의 의로움으로 저를 구하소서. 제 목숨 당신 손에 맡기오니, 주님, 진실하신 하느님, 저를 구원하소서. ◎
○ 모든 원수들 때문에 저는 조롱거리가 되고, 이웃들을 소스라치게 하나이다. 아는 이들도 저를 무서워하고, 길에서 보는 이마다 저를 피해 가나이다. 저는 죽은 사람처럼 마음에서 잊히고, 깨진 그릇처럼 되었나이다. ◎
○ 주님, 저는 당신만 믿고 아뢰나이다. “당신은 저의 하느님!” 제 운명 당신 손에 달렸으니, 원수와 박해자들 손에서 구원하소서. ◎
○ 당신 얼굴 이 종에게 비추시고, 당신 자애로 저를 구하소서. 주님께 희망을 두는 모든 이들아, 힘을 내어라, 마음을 굳게 가져라. ◎
 

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순종을 배우셨고 당신께 순종하는 모든 이에게 구원의 근원이 되셨습니다.>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
4,14-16; 5,7-9
형제 여러분, 14 우리에게는 하늘 위로 올라가신 위대한 대사제가 계십니다.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이십니다.
그러니 우리가 고백하는 신앙을 굳게 지켜 나아갑시다.
15 우리에게는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는 대사제가 아니라,
모든 면에서 우리와 똑같이 유혹을 받으신,
그러나 죄는 짓지 않으신 대사제가 계십니다.
16 그러므로 확신을 가지고 은총의 어좌로 나아갑시다.
그리하여 자비를 얻고 은총을 받아 필요할 때에 도움이 되게 합시다.
5, 7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 계실 때,
당신을 죽음에서 구하실 수 있는 분께
큰 소리로 부르짖고 눈물을 흘리며 기도와 탄원을 올리셨고,
하느님께서는 그 경외심 때문에 들어 주셨습니다.
8 예수님께서는 아드님이시지만 고난을 겪으심으로써 순종을 배우셨습니다.
9 그리고 완전하게 되신 뒤에는 당신께 순종하는 모든 이에게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필리 2,8-9 참조
(◎ 그리스도님,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 그리스도는 우리를 위하여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네. 하느님은 그분을 드높이 올리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셨네.
(◎ 그리스도님,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복음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
○ 해설자 + 예수님 ● 다른 한 사람 ▣ 다른 몇몇 사람 ◎ 군중
○ 요한이 전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입니다.
18,1―19,42
○ 해설자 +예수님 ● 다른 한 사람 ▣ 다른 몇몇 사람 ◎ 군중
○ 그때에 1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키드론 골짜기 건너편으로 가셨다.
거기에 정원이 하나 있었는데 제자들과 함께 그곳에 들어가셨다.
2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여러 번 거기에 모이셨기 때문에,
그분을 팔아넘길 유다도 그곳을 알고 있었다.
3 그래서 유다는 군대와 함께, 수석 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이 보낸
성전 경비병들을 데리고 그리로 갔다.
그들은 등불과 횃불과 무기를 들고 있었다.
4 예수님께서는 당신께 닥쳐오는 모든 일을 아시고
앞으로 나서시며 그들에게 물으셨다.
+ “누구를 찾느냐?”
5 ○ 그들이 대답하였다.
▣ “나자렛 사람 예수요.”
○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 “나다.”
○ 예수님을 팔아넘길 유다도 그들과 함께 서 있었다.
6 예수님께서 “나다.” 하실 때, 그들은 뒷걸음치다가 땅에 넘어졌다.
7 예수님께서 다시 물으셨다.
+ “누구를 찾느냐?”
○ 그들이 대답하였다.
▣ “나자렛 사람 예수요.”
8 ○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 “‘나다.’ 하지 않았느냐?
너희가 나를 찾는다면 이 사람들은 가게 내버려 두어라.”
9 ○ 이는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사람들 가운데 하나도 잃지 않았습니다.” 하고
당신께서 전에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게 하려는 것이었다.
10 그때에 시몬 베드로가 가지고 있던 칼을 뽑아,
대사제의 종을 내리쳐 오른쪽 귀를 잘라 버렸다. 그 종의 이름은 말코스였다.
11 그러자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이르셨다.
+ “그 칼을 칼집에 꽂아라.
아버지께서 나에게 주신 이 잔을 내가 마셔야 하지 않겠느냐?”
12 ○ 군대와 그 대장과 유다인들의 성전 경비병들은 예수님을 붙잡아 결박하고,
13 먼저 한나스에게 데려갔다. 한나스는 그해의 대사제 카야파의 장인이었다.
14 카야파는 백성을 위하여 한 사람이 죽는 것이 낫다고 유다인들에게 충고한 자다.
15 시몬 베드로와 또 다른 제자 하나가 예수님을 따라갔다.
그 제자는 대사제와 아는 사이여서,
예수님과 함께 대사제의 저택 안뜰에 들어갔다.
16 베드로는 대문 밖에 서 있었는데,
대사제와 아는 사이인 그 다른 제자가 나와서 문지기 하녀에게 말하여
베드로를 데리고 들어갔다. 17 그때에 그 문지기 하녀가 물었다.
● “당신도 저 사람의 제자 가운데 하나가 아닌가요?”
○ 그러자 베드로가 말하였다.
● “나는 아니오.”
18 ○ 날이 추워 종들과 성전 경비병들이 숯불을 피워 놓고 서서 불을 쬐고 있었는데,
베드로도 그들과 함께 서서 불을 쬐었다.
19 대사제는 예수님께 그분의 제자들과 가르침에 관하여 물었다.
20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 “나는 세상 사람들에게 드러내 놓고 이야기하였다.
나는 언제나 모든 유다인이 모이는 회당과 성전에서 가르쳤다.
은밀히 이야기한 것은 하나도 없다.
21 그런데 왜 나에게 묻느냐? 내가 무슨 말을 하였는지
들은 이들에게 물어보아라. 내가 말한 것을 그들이 알고 있다.”
22 ○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곁에 서 있던 성전 경비병 하나가 예수님의 뺨을 치며 말하였다.
● “대사제께 그따위로 대답하느냐?”
23 ○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 “내가 잘못 이야기하였다면 그 잘못의 증거를 대 보아라.
그러나 내가 옳게 이야기하였다면 왜 나를 치느냐?”
24 ○ 한나스는 예수님을 결박한 채로 카야파 대사제에게 보냈다.
25 시몬 베드로는 서서 불을 쬐고 있었다. 사람들이 그에게 물었다.
▣ “당신도 저 사람의 제자 가운데 하나가 아니오?”
○ 베드로는 부인하였다.
● “나는 아니오.”
26 ○ 대사제의 종 가운데 하나로서, 베드로가 귀를 잘라 버린 자의 친척이 말하였다.
● “당신이 정원에서 저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을 내가 보지 않았소?”
27 ○ 베드로가 다시 아니라고 부인하자 곧 닭이 울었다.
28 사람들이 예수님을 카야파의 저택에서 총독 관저로 끌고 갔다.
때는 이른 아침이었다.
그들은 몸이 더러워져서 파스카 음식을 먹지 못할까 두려워,
총독 관저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29 그래서 빌라도가 그들이 있는 곳으로 나와 물었다.
● “무슨 일로 저 사람을 고소하는 것이오?”
30 ○ 그들이 빌라도에게 대답하였다.
▣ “저자가 범죄자가 아니라면 우리가 총독께 넘기지 않았을 것이오.”
31 ○ 빌라도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 “여러분이 데리고 가서 여러분의 법대로 재판하시오.”
○ 그러자 유다인들이 말하였다.
▣ “우리는 누구를 죽일 권한이 없소.”
32 ○ 이는 예수님께서 당신이 어떻게 죽임을 당할 것인지 가리키며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33 그리하여 빌라도가 다시 총독 관저 안으로 들어가 예수님을 불러 물었다.
● “당신이 유다인들의 임금이오?”
34 ○ 예수님께서 되물으셨다.
+ “그것은 네 생각으로 하는 말이냐?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나에 관하여 너에게 말해 준 것이냐?”
○ 빌라도가 다시 물었다.
35 ● “나야 유다인이 아니잖소? 당신의 동족과 수석 사제들이
당신을 나에게 넘긴 것이오. 당신은 무슨 일을 저질렀소?”
36 ○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내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한다면,
내 신하들이 싸워 내가 유다인들에게 넘어가지 않게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내 나라는 여기에 속하지 않는다.”
37 ○ 빌라도가 물었다.
● “아무튼 당신이 임금이라는 말 아니오?”
○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 “내가 임금이라고 네가 말하고 있다.
나는 진리를 증언하려고 태어났으며, 진리를 증언하려고 세상에 왔다.
진리에 속한 사람은 누구나 내 목소리를 듣는다.”
38 ○ 빌라도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 “진리가 무엇이오?”
○ 빌라도는 이 말을 하고 다시 유다인들이 있는 곳으로 나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 “나는 저 사람에게서 아무런 죄목도 찾지 못하겠소.
39 그런데 여러분에게는 내가 파스카 축제 때에
죄수 하나를 풀어 주는 관습이 있소.
내가 유다인들의 임금을 풀어 주기를 원하오?”
40 ○ 그러자 유다인들이 다시 외쳤다.
◎ “그 사람이 아니라 바라빠를 풀어 주시오.”
○ 바라빠는 강도였다.
19,1 그리하여 빌라도는 예수님을 데려다가 군사들에게 채찍질을 하게 하였다.
2 군사들은 또 가시나무로 관을 엮어 예수님 머리에 씌우고
자주색 옷을 입히고 나서, 3 그분께 다가가 이렇게 말하며 그분의 뺨을 쳐 댔다.
▣ “유다인들의 임금님, 만세!”
4 ○ 빌라도가 다시 나와 말하였다.
● “보시오, 내가 저 사람을 여러분 앞으로 데리고 나오겠소.
내가 저 사람에게서 아무런 죄목도 찾지 못하였다는 것을
여러분도 알라는 것이오.”
5 ○ 이윽고 예수님께서 가시나무 관을 쓰시고 자주색 옷을 입으신 채
밖으로 나오셨다. 그러자 빌라도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 “자, 이 사람이오.”
6 ○ 그때에 수석 사제들과 성전 경비병들은 예수님을 보고 외쳤다.
▣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 빌라도가 말하였다.
● “여러분이 데려다가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나는 이 사람에게서 죄목을 찾지 못하겠소.”
7 ○ 그러자 유다인들이 빌라도에게 대답하였다.
◎ “우리에게는 율법이 있소. 이 율법에 따르면 그자는 죽어 마땅하오.
자기가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자처하였기 때문이오.”
8 ○ 빌라도는 이 말을 듣고 더욱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9 그리하여 다시 총독 관저로 들어가 예수님께 물었다.
● “당신은 어디서 왔소?”
○ 예수님께서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10 그러자 빌라도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 “나에게 말을 하지 않을 작정이오? 나는 당신을 풀어 줄 권한도 있고
당신을 십자가에 못 박을 권한도 있다는 것을 모르시오?”
11 ○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 “네가 위로부터 받지 않았으면 나에 대해 아무런 권한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나를 너에게 넘긴 자의 죄가 더 크다.”
12 ○ 그때부터 빌라도는 예수님을 풀어 줄 방도를 찾았다. 그러나 유다인들은 외쳤다.
◎ “그 사람을 풀어 주면 총독께서는 황제의 친구가 아니오.
누구든지 자기가 임금이라고 자처하는 자는 황제에게 대항하는 것이오.”
13 ○ 빌라도는 이 말을 듣고 예수님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
리토스트로토스라고 하는 곳에 있는 재판석에 앉았다.
리토스트로토스는 히브리 말로 가빠타라고 한다.
14 그날은 파스카 축제 준비일이었고 때는 낮 열두 시쯤이었다.
빌라도가 유다인들에게 말하였다.
● “보시오, 여러분의 임금이오.”
15 ○ 그러자 유다인들이 외쳤다.
◎ “없애 버리시오. 없애 버리시오. 그를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 빌라도가 그들에게 물었다.
● “여러분의 임금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는 말이오?”
○ 수석 사제들이 대답하였다.
▣ “우리 임금은 황제뿐이오.”
16 ○ 그리하여 빌라도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그들에게 넘겨주었다.
그들은 예수님을 넘겨받았다.
17 예수님께서는 몸소 십자가를 지시고 ‘해골 터’라는 곳으로 나가셨다.
그곳은 히브리 말로 골고타라고 한다.
18 거기에서 그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다.
그리고 다른 두 사람도 예수님을 가운데로 하여 이쪽저쪽에 하나씩 못 박았다.
19 빌라도는 명패를 써서 십자가 위에 달게 하였는데,
거기에는 ‘유다인들의 임금 나자렛 사람 예수’라고 쓰여 있었다.
20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곳이 도성에서 가까웠기 때문에,
많은 유다인이 그 명패를 읽게 되었다.
그것은 히브리 말, 라틴 말, 그리스 말로 쓰여 있었다.
21 그래서 유다인들의 수석 사제들이 빌라도에게 말하였다.
▣ “‘유다인들의 임금’이라고 쓸 것이 아니라,
‘나는 유다인들의 임금이다.’ 하고 저자가 말하였다고 쓰시오.”
22 ○ 빌라도가 대답하였다.
● “내가 한번 썼으면 그만이오.”
23 ○ 군사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고 나서,
그분의 옷을 가져다가 네 몫으로 나누어 저마다 한몫씩 차지하였다.
속옷도 가져갔는데 그것은 솔기가 없이 위에서부터 통으로 짠 것이었다.
24 그래서 그들은 서로 말하였다.
▣ “이것은 찢지 말고 누구 차지가 될지 제비를 뽑자.”
○ “그들이 제 옷을 저희끼리 나누어 가지고 제 속옷을 놓고서는
제비를 뽑았습니다.” 하신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그래서 군사들이 그렇게 하였다.
25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는 그분의 어머니와 이모,
클로파스의 아내 마리아와 마리아 막달레나가 서 있었다.
26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선 사랑하시는 제자를 보시고,
어머니에게 말씀하셨다.
+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27 ○ 이어서 그 제자에게 말씀하셨다.
+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 그때부터 그 제자가 그분을 자기 집에 모셨다.
28 그 뒤에 이미 모든 일이 다 이루어졌음을 아신 예수님께서는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게 하시려고 말씀하셨다.
+ “목마르다.”
29 ○ 거기에는 신 포도주가 가득 담긴 그릇이 놓여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신 포도주를 듬뿍 적신 해면을 우슬초 가지에 꽂아
예수님의 입에 갖다 대었다.
30 예수님께서는 신 포도주를 드신 다음에 말씀하셨다.
+ “다 이루어졌다.”
○ 이어서 고개를 숙이시며 숨을 거두셨다.
<무릎을 꿇고 잠깐 묵상한다.>
31 ○ 그날은 준비일이었고 이튿날 안식일은 큰 축일이었으므로,
유다인들은 안식일에 시신이 십자가에 매달려 있지 않게 하려고,
십자가에 못 박힌 이들의 다리를 부러뜨리고 시신을 치우게 하라고
빌라도에게 요청하였다.
32 그리하여 군사들이 가서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첫째 사람과
또 다른 사람의 다리를 부러뜨렸다.
33 예수님께 가서는 이미 숨지신 것을 보고 다리를 부러뜨리는 대신,
34 군사 하나가 창으로 그분의 옆구리를 찔렀다.
그러자 곧 피와 물이 흘러나왔다.
35 이는 직접 본 사람이 증언하는 것이므로 그의 증언은 참되다.
그리고 그는 여러분이 믿도록 자기가 진실을 말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36 “그의 뼈가 하나도 부러지지 않을 것이다.” 하신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이런 일들이 일어난 것이다.
37 또 다른 성경 구절은 “그들은 자기들이 찌른 이를 바라볼 것이다.” 하고 말한다.
38 그 뒤에 아리마태아 출신 요셉이 예수님의 시신을 거두게 해 달라고
빌라도에게 청하였다.
그는 예수님의 제자였지만
유다인들이 두려워 그 사실을 숨기고 있었다.
빌라도가 허락하자 그가 가서 그분의 시신을 거두었다.
39 언젠가 밤에 예수님을 찾아왔던 니코데모도
몰약과 침향을 섞은 것을 백 리트라쯤 가지고 왔다.
40 그들은 예수님의 시신을 모셔다가 유다인들의 장례 관습에 따라,
향료와 함께 아마포로 감쌌다.
41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곳에 정원이 있었는데,
그 정원에는 아직 아무도 묻힌 적이 없는 새 무덤이 있었다.
42 그날은 유다인들의 준비일이었고 또 무덤이 가까이 있었으므로,
그들은 예수님을 그곳에 모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주님의 수난기를 봉독한 다음에 사제는 짧은 강론을 한다. 강론 끝에 사제는 신자들에게 잠깐 기도하자고 권고할 수 있다.>

보편 지향 기도

 
Ⅰ. 교회를 위한 기도

+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우리 주 하느님께서 온 세상에 퍼져 있는 하느님의 거룩한 교회에
평화와 일치를 주시고 길이 보존하시어
우리가 평온하게 살며
전능하신 하느님 아버지께 영광을 드리도록 기도합시다.

<침묵 기도>

그다음에 사제는 기도한다.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그리스도를 통하여 모든 민족들에게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셨으니
자비로이 구원하신 저희를 지켜 주시어
온 세상에 퍼져 있는 교회가
한결같은 믿음으로 하느님의 이름을 끝까지 증언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Ⅱ. 교황을 위한 기도

+ 우리 주 하느님께서 우리 교황 아무를 친히 목자로 뽑으셨으니
그를 건강하게 지켜 주시어
하느님의 거룩한 교회에 봉사하며
주님의 거룩한 백성을 잘 다스리도록 기도합시다.

<침묵 기도>

그다음에 사제는 기도한다.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온 세상을 하느님의 뜻대로 세우셨으니
저희 기도를 자비로이 들어주시어
하느님께서 뽑으신 교황을 인자로이 보호하시고
그리스도 백성을 몸소 다스리시며
교황의 인도로 믿음의 공로를 쌓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Ⅲ. 모든 성직자와 신자를 위한 기도

+ 우리 주교 아무와*
모든 주교, 사제, 부제
그리고 모든 신자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침묵 기도>

그다음에 사제는 기도한다.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성령을 통하여 온 교회를 거룩하게 하시고 다스리시니
저희 기도를 들으시고
그리스도의 모든 지체를 하느님의 은총으로 지켜 주시어
저희가 하느님을 충실히 섬기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Ⅳ. 예비 신자들을 위한 기도

+ 우리 주 하느님께서
자비로이 (우리) 예비 신자들의 귀를 열어 주시고 마음을 움직이시어
예비 신자들이 세례로 모든 죄를 용서받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함께 살도록 기도합시다.

<침묵 기도>

그다음에 사제는 기도한다.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끊임없이 새로운 자녀들로 교회를 풍요롭게 하시니
(이) 예비 신자들에게 믿음과 지식을 더해 주시어
세례의 샘에서 새로 나 하느님의 자녀들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Ⅴ. 그리스도인들의 일치를 위한 기도

+ 우리 주 하느님께서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형제를
진리에 따라 살게 하시며
오직 하나인 주님의 교회로 불러 모아 보호해 주시도록 기도합시다.

<침묵 기도>

그다음에 사제는 기도한다.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흩어진 이들을 모으시고 모인 이들을 지켜 주시니
성자의 양 떼를 굽어보시어
하나의 세례로 거룩하게 하신 모든 형제가
온전한 신앙으로 일치하고 사랑의 끈으로 하나 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Ⅵ. 유다인들을 위한 기도

+ 우리 주 하느님께서 먼저 유다인들에게 말씀하셨으니
그들도 하느님을 사랑하고 계약을 충실히 지키도록 기도합시다.

<침묵 기도>

그다음에 사제는 기도한다.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구세주를 약속하셨으니
교회의 기도를 인자로이 들으시어
하느님께서 처음에 뽑으신 백성이
풍성한 구원의 은총을 받아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Ⅶ.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이들을 위한 기도

+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이들이 성령의 빛을 받아
구원의 길에 들어설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침묵 기도>

그다음에 사제는 기도한다.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이들이 양심대로 살아가며
진리를 찾아 얻게 하시고
저희는 언제나 서로 사랑하며 구원의 신비를 더욱 깊이 깨달아
이 세상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밝히는 증인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Ⅷ. 하느님을 믿지 않는 이들을 위한 기도

+ 하느님을 모르는 이들이 양심대로 바르게 살아
하느님을 찾아 모시도록 기도합시다.

<침묵 기도>

그다음에 사제는 기도한다.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모든 사람이 하느님을 찾고 만나 마음의 평화를 누리게 하셨으니
하느님을 믿지 않는 이들이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고 신자들의 착한 행실을 거울삼아
하느님 홀로 참된 하느님이시며 인류의 아버지이심을
기꺼이 고백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Ⅸ. 위정자들을 위한 기도

+ 우리 주 하느님께서 위정자들의 마음을 비추시어
주님의 뜻에 따라
모든 이의 참된 자유와 평화를 위하여 헌신하도록 기도합시다.

<침묵 기도>

그다음에 사제는 기도한다.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모든 사람의 권리와 염원이 하느님 손에 달렸으니
저희를 위하여 봉사하는 위정자들의 마음을 이끄시어
세상의 평화와 민족의 번영과 종교의 자유를 위하여
끊임없이 헌신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Ⅹ.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기도

+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전능하신 하느님 아버지께서 세상의 무질서를 바로잡아 주시고
아픔과 굶주림을 없애시며
갇히고 묶인 이를 풀어 주시고
떠도는 나그네를 보살펴 주시며
죽어 가는 이들을 구원해 주시도록 기도합시다.

<침묵 기도>

그다음에 사제는 기도한다.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슬퍼하는 이에게 위로를 주시고 고생하는 이에게 용기를 주시니
온갖 곤경 속에서 부르짖는 저희 기도를 들으시어
고통받는 모든 이가 하느님의 자비로운 도우심으로 기뻐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십자가 경배

 
거룩한 십자가를 보여 주는 예식

첫째 양식

부제가 다른 봉사자들과 함께 또는 다른 알맞은 평신도 봉사자가 제의실로 가서 행렬을 지어 십자가를 모셔 온다. 십자가는 보라색 천으로 덮는다. 십자가 곁에는 두 봉사자가 촛불을 들고 간다. 성당 가운데를 지나 제단으로 행렬한다.
사제는 제대 앞에서 교우들을 바라보고 서서 십자가를 받는다. 그다음에 머리 부분을 조금 벗겨 높이 들고 보라, 십자 나무를 노래한다. 사제가 노래할 때 필요하다면 부제나 성가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모든 이는 모두 와서 경배하세.로 화답한다. 노래가 끝나면 모두 무릎을 꿇고 잠깐 침묵 가운데 경배한다. 그동안 사제는 십자가를 높이 들고 서 있는다.

+ 보라, 십자 나무 여기 세상 구원이 달렸네.
◎ 모두 와서 경배하세.

그다음에 사제는 십자가의 오른팔을 벗겨 다시 십자가를 높이 들고 보라, 십자 나무를 노래한다. 이어서 위와 같이 한다.
그다음에 십자가를 전부 벗겨 높이 들고 세 번째로 보라, 십자 나무를 노래한다. 이어서 위와 같이 한다.

둘째 양식

사제나 부제가 봉사자들과 함께 또는 다른 알맞은 봉사자가 성당 문으로 간다. 거기서 가리지 않은 십자가를 받아 들고, 촛불을 켜 든 봉사자들과 함께 성당 가운데를 지나 제단으로 행렬하여 나아가며, 성당 문간과 중앙과 제단 앞에서 각각 십자가를 높이 들고 보라, 십자 나무를 노래한다. 모든 이는 모두 와서 경배하세.로 화답한다. 위에서 하는 것처럼 노래가 끝날 때마다 모두 무릎을 꿇고 잠깐 침묵 가운데 경배한다.

거룩한 십자가 경배

그다음에 촛불을 켜 든 두 봉사자와 함께 사제나 부제는 제단 앞이나 다른 알맞은 곳에 십자가를 가져가서 거기에 두거나 봉사자들에게 붙잡게 한다. 십자가 오른쪽과 왼쪽에 촛불을 놓아둔다.

먼저 주례 사제가 홀로 다가가, 필요하면 제의와 신발을 벗고 십자가에 경배한다. 이어서 성직자와 평신도 봉사자들과 신자들이 행렬을 하듯이 나아가 현시된 십자가에 경의를 표시한다. 깊은 절을 하거나 고개를 숙여 경건하게 절하며 알맞은 경의를 표시한다.

경배 예식에는 십자가 하나만을 사용한다. 교우들이 많아서 한 사람씩 다 십자가 경배를 할 수 없으면, 일부 성직자들과 신자들이 경배한 다음에 사제는 십자가를 들고 제대 앞 가운데로 가서 교우들에게 거룩한 십자가에 경배하자는 권고를 짧게 하고 십자가를 높이 들어 신자들이 잠깐 경배하게 한다.

십자가 경배가 진행되는 동안 모두 주님의 십자가, 비탄의 노래, 믿음직한 십자 나무, 또는 다른 알맞은 노래를 부른다. 경배를 마친 신자들은 앉는다.

십자가 경배 때 부르는 노래
◎ 주님의 십자가 경배하오며, 주님의 거룩하신 부활을 찬양하오니
     십자 나무 통해 온 세상에 기쁨이 왔나이다.
○ 하느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강복하소서.
     주님의 얼굴을 저희에게 비추소서.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시편 67〔66〕,2 참조).
◎ 주님의 십자가 …….

비탄의 노래 I


◎ 내 백성아, 내가 너희에게 무엇을 하였더냐?
     무엇으로 너희를 괴롭게 하였더냐? 대답하여라.
○ 나는 너희를 이집트의 땅에서 구해 냈건만
     너희 구세주께 십자가가 웬 말이냐?
○ 하기오스 호 테오스.
● 거룩하신 하느님.
○ 하기오스 이스키로스.
● 거룩하신 용사님.
○ 하기오스 아타나토스, 엘레이손 히마스.
● 거룩하신 불사신,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 나는 사십 년 동안 너희를 광야에서 이끌어 만나를 먹이고
     가장 좋은 땅으로 인도하였건만
     너희 구세주께 십자가가 웬 말이냐?
○ 하기오스 호 테오스.
● 거룩하신 하느님.
○ 하기오스 이스키로스.
● 거룩하신 용사님.
○ 하기오스 아타나토스, 엘레이손 히마스.
● 거룩하신 불사신,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 내가 너희에게 못한 것이 무엇이냐?
     나는 너희를 가장 좋은 포도나무로 골라 심었건만
     너희는 어찌하여 쓰디쓴 열매만 맺었느냐?
     너희는 어찌하여 목마른 나에게 신 포도주를 마시게 하고
     너희 구세주의 옆구리를 창으로 찔렀느냐?
○ 하기오스 호 테오스.
● 거룩하신 하느님.
○ 하기오스 이스키로스.
● 거룩하신 용사님.
○ 하기오스 아타나토스, 엘레이손 히마스.
● 거룩하신 불사신,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비탄의 노래 II


○ 나는 너희를 위하여 이집트와 그 맏아들을 채찍질하였건만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팔아넘겨 채찍을 맞게 하였느냐?
◎ 내 백성아, 내가 너희에게 무엇을 하였더냐?
     무엇으로 너희를 괴롭게 하였더냐? 대답하여라.

○ 나는 너희를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고 파라오를 홍해에 빠뜨렸건만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수석 사제들에게 팔아넘겼느냐?
◎ 내 백성아, …….

○ 나는 너희를 위하여 바닷길을 뚫었건만
     너희는 어찌하여 창으로 내 옆구리를 뚫었느냐?
◎ 내 백성아, …….

○ 나는 너희 앞에서 구름 기둥으로 이끌었건만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빌라도 앞으로 끌고 갔느냐?
◎ 내 백성아, …….

○ 나는 광야에서 너희에게 만나를 먹였건만
     너희는 어찌하여 뺨을 때리고 채찍질을 하였느냐?
◎ 내 백성아, …….

○ 나는 너희에게 바위에서 솟는 구원의 물을 마시게 하였건만
     너희는 어찌하여 나에게 쓸개즙과 신 포도주를 마시게 하였느냐?
◎ 내 백성아, …….

○ 나는 너희를 위하여 가나안의 임금들을 쳤건만
     너희는 어찌하여 갈대로 내 머리를 쳤느냐?
◎ 내 백성아, …….

○ 나는 너희에게 왕홀을 주었건만
     너희는 어찌하여 내 머리에 가시관을 씌웠느냐?
◎ 내 백성아, …….

○ 나는 너희를 높여 큰 권세를 주었건만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십자가 형틀에 매달았느냐?
◎ 내 백성아, …….

찬미가
◎ 믿음직한 십자나무 가장귀한 나무로다.
     어떤숲도 이런싹과 잎과꽃을 못내리라.
     귀한나무 귀한못에 귀한짐이 달렸도다.
○ 영광스런 이싸움을 소리높여 찬미하라.
     십자가의 승리두고 개선노래 합창하세.
     희생되신 구세주가 그승리를 이루셨네.

◎ 믿음직한 십자나무 가장귀한 나무로다.
     어떤숲도 이런싹과 잎과꽃을 못내리라.
○ 원조들이 유혹받아 금한열매 먹었을때
     하느님은 동정하여 구원나무 정하시고
     나무에서 묶인죄악 나무로써 푸시었네.

 

◎ 귀한나무 귀한못에 귀한짐이 달렸도다.
○ 우리위한 구원활동 하느님의 계획대로
     반역자들 온갖음모 지혜롭게 이기시고
     원수이긴 그나무로 우리구원 이루셨네.

 

◎ 믿음직한 십자나무 가장귀한 나무로다.
     어떤숲도 이런싹과 잎과꽃을 못내리라.
○ 성스러운 때가차서 성자탄생 하시었네.
     성부께서 파견하신 창조주가 오시었네.
     동정녀의 태중에서 사람으로 나시었네.

 

◎ 귀한나무 귀한못에 귀한짐이 달렸도다.
○ 외양간의 좁은구유 어린아기 울었도다.
     성모님은 하느님을 보에싸서 누였도다.
     아기예수 손과발을 포대기로 감쌌도다.

 

◎ 믿음직한 십자나무 가장귀한 나무로다.
     어떤숲도 이런싹과 잎과꽃을 못내리라.
○ 연세삼십 장성하여 예비하신 때가되니
     인류위해 수난고통 자원하여 받으시고
     어린양이 희생되어 십자가에 달리셨네.

 

◎ 귀한나무 귀한못에 귀한짐이 달렸도다.
○ 쓸개즙에 고통받고 가시못과 창에찔려
     고귀한몸 피가흘러 시냇물을 이루더니
     땅과바다 온세상을 깨끗하게 씻었도다.

 

◎ 믿음직한 십자나무 가장귀한 나무로다.
     어떤숲도 이런싹과 잎과꽃을 못내리라.
○ 높은나무 가지굽혀 단단한속 바꾼뒤에
     타고났던 딱딱함을 부드럽게 만들어서
     곱디고운 줄기위에 높은임금 모시어라.

 

◎ 귀한나무 귀한못에 귀한짐이 달렸도다.
○ 너만홀로 합당하게 영원보배 모셨으니
     세상파선 막아주는 우리위한 항구로다.
     어린양이 흘린피로 거룩하게 물들었네.
◎ 믿음직한 십자나무 가장귀한 나무로다.
     어떤숲도 이런싹과 잎과꽃을 못내리라.

<아래의 맺는 구절은 결코 생략할 수 없다.>
◎ 성삼위의 높은은총 우리구해 지키시니
     성부성자 성령님은 같은영광 받으소서.
     삼위일체 하느님은 영원영광 받으소서.
     아멘.

 

영성체

 
╋ 하느님의 자녀 되어, 구세주의 분부대로 삼가 아뢰오니
◎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 주님, 저희를 모든 악에서 …… 하소서.
◎ 주님께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있나이다.

╋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 …… 복되도다.
◎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
 

영성체 후 묵상

 
▦ “내 백성아, 내가 너희에게 무엇을 하였더냐? 무엇으로 너희를 괴롭게 하였더냐? 대답하여라.” 비탄의 노래 후렴구가 우리의 가슴을 후빕니다. 주님을 십자가에 다시 못 박는 어리석은 백성이 되지 않도록, 우리 죄를 용서하시고 위로하시는 자비로우신 하느님께 간구합시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죽음과 부활로 저희를 구원하셨으니
자비로이 저희를 지켜 주시어
이 신비에 참여한 저희가 언제나 하느님을 섬기며 살게 하소서.
우리 주 …….
 

백성을 위한 기도

 
주님,
주님의 백성이 부활을 희망하며
그리스도의 죽음을 기념하였으니
이 백성에게 강복하시어 죄를 용서하시고 위로하시며
믿음을 굳게 하시고 영원한 구원을 베풀어 주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1884년 미국의 시인 에밀리 디킨슨은 친구인 헨리 힐스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썼습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아버지에 대하여 말씀하실 때 우리는 믿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집을 우리에게 보여 주실 때 우리는 외면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당신이 깊은 슬픔에 익숙하다고 털어놓으셨을 때 우리는 그것을 우리 자신도 잘 알고 있었기에 주의를 기울여 들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과 행위에 우리는 깜짝 놀라고 영감을 얻습니다. 특히 그분 부활의 신비가 희망과 함께 우리를 압도하지만 우리는 예수님께서 겪으신 시련에 더 친밀함과 일치를 느낍니다. 결국 우리는 주님께서 겪으신 수난과 죽음에서 자신을 깨닫고 우리 믿음의 불씨를 지피며 사랑으로 마음을 열게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기념하는 예절인 성금요일의 주님 수난 예식은,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가장 깊이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성찬 전례 없이 말씀 전례와 십자가 경배 그리고 영성체 예식만 거행하면서, 날마다 보던 십자가도 가려져 있고, 제대보도 치워져 있어, 예수님께서 어떻게 사셨고, 어떻게 고통받으시고 돌아가셨는지를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보라, 십자 나무 여기 세상 구원이 달렸네! 모두 와서 경배하세!” 결국 우리가 이 시간 이 자리에 나온 것은 십자가를 피하기보다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를 지기 위함입니다. 이기적이고 타산적인 자신을 버림으로써 우리는 주님 수난과 죽음에서 그분과 더욱 하나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윤동주 시인의 시구대로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말없이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그분을 따라야 할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박기석 사도요한 신부)

 

 

 

성금요일
Good Friday
Venerdi Santo - Passione del Signore
4월9일.celebrazione mobile


초기 교회부터 이날은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지극한 십자가 고통의 재현하고 봉헌한 ’비애의 날’이었습니다.
1955년 이후, 성금요일에 부여된 가장 적합한 공식명칭은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의 금요일」입니다.
이전까지는 ’파스카를 위한 준비의 금요일’로 불리웠습니다
성금요일 전례에 관한 가장 오래된 증언은 4세기 말 예루살렘에서 발견됩니다
에제리아가 남긴 기록에 의하면, 성금요일은 순례지를 돌며 기도하는 날로서
신자들은 성목요일 저녁에는 올리브 동산에서 게세마니로,
금요일에는 (최후의 만찬이 있었던) 다락방에서 골고타 언덕으로 옮겨가며 기도했고
이때 주교는 교우들이 경배할 수 있도록 십자가 나무를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각 순례 지점에서 사람들은 수난에 대한 예언서들과 복음을 읽고 시편을 노래하며 기도하였습니다.
성금요일은 로마 전례에서 미사가 봉헌되지 않는 유일한 날입니다.
이는 예수께서 완성하신 인류 구원의 기쁨이 지극한 충만에 달하는 부활성야를 위해 유보된 것입니다.

이날의 전례는 말씀 전례로 시작하여 영성체로 끝이 나며, 그 중간에 장엄한 십자가의 경배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주님 수난 성지 주일」처럼 이날은 요한이 전한 예수님의 수난기를 읽습니다.
그리고 이날의 ’신자들의 기도’는 다른 날과는 달리 사제가 교회 공동체를 대표하여 하느님께 기도를 드립니다.

신자들의 기도가 끝이 나면, 부제는 자색보로 가려진 십자가를 사제에게 건네고
사제는 십자가를 받아서 보자기를 벗기면서 ’보라 십자 나무(Ecce lignum)’를 노래합니다.
그러면 신자들은 ’모두 와서 경배하세(Venite, adoremus)’로 화답을 하게 됩니다.
이 예절이 세 번 반복된 후, 신자들의 십자가 경배가 이루어집니다.

이 예절이 갖는 의미는 우리 구원의 성스런 표징인 십자가에 경의를 표하는 것이며 나아가 십자가를 통한 세상의 구원이라는 신비를 묵상하는 것입니다.
즉, 십자가라는 지극히 역설적인 방법으로 이룩하신 구원의 승리를 묵상하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은 지나간 역사적인 사건으로서 의미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십자가라는 표징을 통해 우리에게 영원히 구원과 부활의 희망의 빛이 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달려 계시던 십자가 위에는 ’유다인의 왕 나자렛 예수(INRI)’라는 명폐가 붙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부활하셨습니다.
사람이 의도한 잔인한 역설이 이제는 구원하시고 치유하시는 하느님의 역설이 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이 날은 슬픔만이 지배하는 날이 아닌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성취하신 십자가의 영광을 생각한다면 이는 기쁨의 전주곡이라 할 수 있습니다.
(꼰벤뚜알프란치스코회홈에서)



[ICON] 예수 십자가에 못 박히심. 북러시아 화파. 16세기. 파리 국립미술관.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힌 장면의 묘사는 그리스도교가 전파되는 곳마다 각기 다른 모양으로 조각되거나 그려졌다.
서방교회는 주로 요한 복음의 수난사에 따라 그린 반면
동방교회에서는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의 마태오 복음의 수난사에 대한 강론에서 영감을 받아 조직적이고 상징적으로 그렸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를 중심으로 양옆에는 마리아와 사도 요한이 서있으며,
그들 뒤에는 거룩한 부녀들과 백부장, 군인들,그리고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군중들이 등장한다.

그런데 마리아를 향해 숙여진 예수의 얼굴은 지극한 고통중에도 고귀한 위엄과 평화를 지닌 표정을 짓고 계신다.
이는 하느님이시며 인간이신 그분의 몸은 죽음 안에서도 부패되지 않은 채 남아 있기 때문디다.

십자가 아래에는 골고타 동굴이 열려 있는데 이는 죽음과 지옥에 대한 예수의 승리를 상징한다.
이 동굴에는 아담의 해골이 보인다.
전승에 의하면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그가 구원해야 될 인류의 조상인 아담의 무덤위에 세워졌다고 전한다.
이것은 구약의 아담과 신약의 아담이 연결됨으로써, 죽음을 불러온 첫 아담이 둘째 아담이신 그리스도의 피로 구원 된것을 표현한 것이다.

십자가의 배경을 이루고 있는 건축물은 예루살렘 성벽이다. 당시의 모든 죄인들과 마찬가지로 예수 역시 성벽 바깥쪽에서 고통을 받았다.
즉, 예수의 시신이 도시, 성전 그리고 박해자들을 불결하게 만들지 않도록 도시 밖에서 사형이 집행된 것이다.

이러한 묘사는 또한 영성적 진리를 표현하고 있다.
6세기 경부터 이런 그림을 그렸는데 이것은 그리스도께서 예루살렘 밖에서 수난하신 것처럼 이 땅 위에는 차지할 도성이 없고,
다만 앞으로 올 도성을 바라보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은 마음의 벽을 헐고 나아가 주님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히브리 13,12-13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이와 같이 예수께서도 당신의 피로 백성을 거룩하게 만드시려고 성문 밖에서 고난을 당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성문 밖으로 그분께 나아가 그분의 치욕을 겪읍시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팔이 달려 있는 횡목은 하늘을 배경삼고 있다
이렇게 창공에 놓인 십자가는 악의 세력에서 온 우주을 해방시킨 그리스도의 죽음이라는 우주론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성모는 왼손으로는 망토를 쥐고 오른손은 그리스도를 향하여 내밀고 있다. 그녀는 비탄의 표정을 짓고 있다.
그 반대편의 요한은 영적인 공포와 번민으로 가득차 오른손으로 얼굴을 쥐고 왼손은 십자가를 향하여 내밀고 있다.
성모의 뒤의 여인은 왼손으로 자기 뺨을 만지며 통곡하고 있다. 요한 뒤의 터반을 쓴 사람은 백부장 론지노스이다.

이렇게 ’십자가에 못박히심의 이콘’은 천상에로의 창문이 되며,
우리를 그 당시의 사건에 참여하도록 초대하며 구원의 신비와 결합하도록 이끌어 주고 있다.

주여, 주의 백성을 구원하시고
주의 후사에게 강복하시고
믿는 자에게 원수에 대한 승리를 주시고
십자가로 보호하소서.

사순 제3주일 조과 십자가 아뽈리띠끼온 중.

*이콘.신비의 미.(교회 미술아카데미.장긍선신부 편저)에서



[ICON] Crucifixion - XV c., Andrej Rublev Museum, Moscow

성 금요일, 주님 수난 예식
죽음을 깨닫는 것은 삶을 아는 것


사람은 ’태어났다.’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태어났다. 그런데 어느 누구도 자신이 태어날 때 스스로 동의해서 태어난 사람은 없다.
그렇게 사람의 생명은 인간의 의지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생명은 하느님께서 주신 것이다.

누구나 태어나듯이 또한 죽음을 맞는다. 죽음은 탄생과 마찬가지로 생의 한 가지 절차이다. 필연적이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자신의 죽음의 때를 알지 못한다. 죽음을 맞이하는 일은 분명하지만 그 때를 알지 못하고, 자신의 의지로 이루어지는 일 또한 아니다.
죽음은 하느님께서 주신 생명을 거두시는 것이다.

삶과 죽음은 필연적이다. 누구나 분명하게 겪어야 하는 절차이다. 또한 삶과 죽음은 인간의 한계를 벗어나 있다.
자신의 의지로 태어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자기 죽음의 때를 알지 못한다. 그것은 분명 하느님의 영역에 속하며, 한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우리는 왜 사는가?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또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하는 의문을 가진다. 삶을 이해하려면 죽음의 의미를 깨달아야 한다.
삶과 죽음은 동일한 관점에서 이해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죽음의 의미를 어떻게 깨달을 수 있을까?
살아있으면서 삶의 의미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죽어본 적도 없으면서 죽음을 깨달을 수 있는가?

교회는 일년 연중을 지내면서 죽음을 자주 묵상한다. 특히 죽은 이들을 기억하는 위령성월(11월)과 위령의 날(11월 2일)이 그렇다.
성인들의 축일도 모두 그들이 죽은 날이다. 곧 하느님 나라에 새로 태어난 날로 이해한다. 특히 인간이 되어 오신 그리스도의 죽음을 기억하는 날이 있다.
사순시기의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성삼일을 지내는데, 그 첫째날인 성금요일이다.
교회는 이 날 그리스도의 죽음을 묵상하면서 그리스도의 부활을 준비한다.
그리스도께서 인간으로서 죽음을 당하셨고, 그 죽음으로 부활의 새 생명을 우리에게 보여주셨다.

이렇게 죽음의 의미는 생명을 지향한다. 그리스도께서 인간이셨기에 인간이 당하는 온갖 고통과 죽음까지도 그대로 다 맞이하신 것이다.
그 죽음을 묵상함으로써 참 삶의 의미를 깨닫는다.
① 죄의 결과는 고통이며 고통은 죽음을 가져온다.
인간이 저지른 모든 죄, 인류의 모든 범죄를 대신하여 그리스도께서는 죽음을 당하셨다.
② 죽음으로 생명을 가져다주신다.
예수님께서 몸소 당신의 죽음으로 우리에게 생명을 주신다는 것을 직접 행하셨다. 이것이 그리스도의 죽음에 대한 묵상이다.

죽음, 특히 그리스도의 죽음은 우리에게 커다란 의미를 일깨워주고 있다.
그래서 초세기 교회 때부터 성금요일 전례를 매우 깊이 있게 기념하고 거행하였다.

4세기말 예루살렘에서 성금요일은 순례지를 돌면서 그리스도의 죽음을 묵상하며 기도하는 날이었다.
먼저 예수님께서 최후만찬을 거행하셨던 다락방에서 기도한다.
여기에는 예수님께서 채찍질을 당할 때 묶였던 돌기둥이 있는데, 여기서 그리스도의 수난과 고통을 묵상한다.
또 골고타로 자리를 옮겨서 기도하는데, 신자들이 경배할 수 있도록 십자가 나무를 보여주고,
각 순례지점마다 신자들은 수난에 관한 예언서와 복음을 읽고 시편을 노래하며 기도하였다.

7세기에 와서는 제대 위에 십자가를 현시하고 말씀 전례를 거행한 다음, 십자가 경배와 친구를 하였다.
이어 주님의 기도를 합송하고 십자가를 경배하며 성체를 영하였다. 이렇게 오늘날 성금요일 전례의 틀이 잡히게 된다.

성금요일의 전례는 시작예식 없이, 간단한 경배와 기도를 하고, 말씀 전례, 십자가 경배, 영성체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말씀 전례’는 ’우리 죄 때문에 상처를 입으신 구세주’(제1독서, 이사 52-53장)와
’예수께서 복종하는 것을 배우심으로써 당신에게 복종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구원의 근원이 되셨다.’(제2독서, 히브 4-5장)는 내용으로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우리 죄를 대신하는 구세주이심을 밝혀준다.

복음은 요한의 수난 복음으로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드라마틱하게 입체 낭독함으로써 현장감 있게 생생하게 주님의 죽음을 묵상한다.
아울러 보편 지향 기도(신자들의 기도)로써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우리에게 주어지는 은총이 무엇이며,
우리가 실천이 부족하기 때문에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며, 죽음의 의미를 우리 생활 안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를 일깨워준다.

’십자가 경배’는 그리스도의 죽음을 묵상하는 절정에 속한다.
이 경배 때 우리를 위하시는 그리스도의 희생과 고통, 그리고 수난과 죽음의 절정으로 보여주신 크나큰 사랑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
그 사랑의 힘으로 우리의 삶을 살아야 한다.

성금요일은 그야말로 대단식의 날이다. 금식과 금육으로 몸을 비우고 따라서 마음을 비운다.
주님 부활의 새 생명을 향하는 관문인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이 날 우리의 죽음도 함께 묵상하고 우리의 삶을 되살려보자.

(나기정 다니엘/신부·대구 가톨릭 대학교 신학대학 교수.경향잡지 2002년 3월호에서)



No. 35 Scenes from the Life of Christ: 19. Crucifixion-GIOTTO di Bondone
1304-06.Fresco, 200 x 185 cm. Cappella Scrovegni (Arena Chapel), Padua


주님 수난 성금요일(금식과 금육)
’우리의 파스카이신 그리스도께서 희생되신’ 이 날에 교회는 주님이며 신랑이신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한다.
그리고 십자가를 경배하면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그리스도의 옆구리에서 시작된 교회의 탄생을 기념하고 온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기도한다.

교회는 매우 오랜 전통에 따라 이날 성찬례를 거행하지 않고, 말씀 전례와 십자가 경배, 영성체 예식만을 거행한다.
본래 이날의 전례는 말씀 전례가 중심을 이루었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십자가 경배와 영성체 예식이 도입되어 오늘과 같은 전례를 거행하게 되었다.
십자가 경배는 4세기 말 예루살렘을 순례했던 에테리아 (그 이름에 대해서는 확실하지 않은데,
처음에는 실비아라고 불리었으나 후에 에테리아 또는 에제리아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전해진다.)가
서방 교회에 알려 8세기 초에 로마예식에 들어오게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때까지는 주님께서 수난하신 다음 부활하실 때까지 금식을 지키기 위하여 영성체를 하지 않았다.
그 뒤 성목요일에 성체를 모시는 관습이 들어왔으나 전례 개혁 전에는 집전 사제만이 성체를 받아 모셨다.
모든 교우에게 영성체가 허용된 것은 1955년에 있었던 전례 개혁 이후이다.
(가톨릭홈에서)

*성 주간.Holy Week (인창동성당게시판1696번) 참조.
*성모 칠고 묵주기도.(인창동성당게시판1657번) 참조.



 

The San Damiano Cross



♬ECCE LIGNUM (십자가 경배 권고)
"보라, 십자 나무 여기 세상 구원이 달렸네."


성 금요일 십자가 경배 예식중
사제가 십자가를 보여주는 예식을 거행하며
신자들에게 십자가 경배를 권고할 때 부르는 성가입니다.
사제의 권고에 신자들은 "모두 와서 경배하세."로 응답합니다.

[출처] [성금요일]주님 수난 예식♬ECCE LIGNUM |작성자 진주

 

 

가상칠언(架上七言).

1. 가상칠언(架上七言)의 의미.

예수께서 수난과 고통을 받으시며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시기 전에 하신 일곱 가지 말씀이 있는데
이 말씀을 십자가 위에서의 일곱 가지의 말씀이란 뜻으로
"가상칠언(架上七言)"이라 합니다.

2. 가상칠언(架上七言)이란?

2.1. 루가복음 23장34절 :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소서,
사실 그들은 무슨 짓을 하는지 알지 못하옵니다."

예수님께서는 마지막 죽음의 순간에서도
당신을 죽이는 사람들을 용서하시고 돌아가시면서
또 아버지께 인간의 허물을 용서하시도록
구원을 청하신 내용입니다.
우리들도 예수님의 거룩한 모습을 본받아
용서하는 마음과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깨우쳐 주신 말씀입니다.

2.2. 루가복음 23장43절 : "오늘 네가 정녕 나와 함께
낙원에 들어갈 것이다."

예수님께서 사형 당하실 때, 죄를 범하고 사형 당하는
두 죄인 중 우도의 회개를 받고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누구든지 진실로 회개한 죄인은
예수님의 십자가로 구원을 받는다는 말씀입니다.
하느님의 용서와 구원을 받기 위하여서는
죄에 대한 깊은 뉘우침과 겸손이 요구됩니다.

2.3. 마르코복음 15장34절 : "엘로이, 엘로이 레마사박타니?"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습니까?"

누구든지 고통은 두렵고 멀리 피하고 싶은 것이기도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예수님처럼 하느님의 뜻에 순명하며
모든 것을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물론 고통은 힘든 것이나 자기 완성과 성화를 위한 길이 되고
하느님 사랑을 체험하기 위한 방법이 되는 것입니다.

2.4. 요한복음 19장26-27절 : "어머니, 보십시오.
당신의 아들입니다." (요한에게) "보시오, 당신의 어머니이시오."

이 말씀은 예수께서 어머니 마리아를 얼마나 사랑하고
존경하셨는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으로 마리아는 교회의 어머니가 되고
우리는 마리아를 힘있는 전구자와 보호자로 모시고 사는
행복을 얻게 된 것입니다.

2.5. 요한복음 19장28절 : "목마르다."

예수님께서 목마르다고 하신 말씀은
육신적 고통과 목마름에서 말씀하신 것이 아니고
인간의 구원에 대한 갈망 때문에 하신 말씀입니다.
그리스도를 믿는 신자들은 구원에 대한 갈망으로
예수님 안에서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열정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2.6. 요한복음 19장30절 : "다 이루어졌다."

예수님의 죽음은 온 인류 구원의 완전한 실현이었으며
인간이 맞이해야 하는 죽음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드러내 보여주신 것입니다.
예수님이 죽음에 이르기까지 다 이루신 생애는
하느님과 인간을 향한 사랑과 자기봉헌, 신앙과 순명,
인내와 용서, 그리고 희생 등의 성덕의 실현이며
완성인 것으로 우리 신앙과 삶의 완전한 모델인 것입니다.

2.7. 루가복음 23장46절 : "아버지,
제 명을 당신 손에 맡기옵니다."

인간은 언젠가는 하느님께 돌아가기 마련입니다.
우리도 아버지께 돌아갈 마지막 순간에
예수님처럼 우리 자신을 아버지 손에 맡긴다는 기도로써
숨을 거둘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 수 있을까? 를
깊이 묵상하고 깨달아 나가야 하겠습니다.

 

 

 

 

 

자비의 예수님께 드리는 기도

 

 

거룩한 연옥 영혼들과 하느님을 모르는 사람들과 하느님을 반대하는 사람들과 다른 신들을 믿는 사람들과 쉬는 교우들을 위해서 라는 지향을 미사 참례때 혹은 기도하면서 붙이면 매우 큰 선행과 보속을 하는 것입니다.

 이 기도문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이
2000년 들어 첫번째로 시성하신 파우스티나 수녀님이 쓰신 내용입니다. 우리의 이웃들에게 좀 더 자비로운 사람이 되도록 서로 노력하여 봅시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자비의 예수님께 드리는 기도
 
"오 주님, 저의 눈이 자비로워지게 도와주시어
결코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으로 남을 의심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제 이웃의 영혼안에서 아름다운 것을 찾아
그들의 구원이 되도록하게 하여 주소서.

저의 귀가 자비로워지게 도와주시어
제 이웃의 필요에 주의를 두며
그들의 고통과 신음에 무관심하지 않게 하여 주소서.

오 주님, 저의 혀가 자비로워지게 도와주시어
결코 제 이웃에게 부정적으로 말하지 않고
모두에게 위로와 용서의 말을 하게 해 주소서.

오 주님, 저의 손이 자비로워지고 선행으로 가득차도록 도와주시어
이웃에게 오직 선한 일만을 하며
더욱 어렵고 고된 임무는 제 자신이 떠 맡도록하여 주소서.

저의 발이 자비로워지게 도와주시어
제 이웃을 돕는데 재빠르게 하여 주시고
제 자신의 피로와 권태를 극복하게 하여 주소서.
저의 참된 휴식은 제 이웃에 대한 봉사에 있습니다.

오 주님, 저의 심장이 자비로워지게 도와주시어
제 이웃의 모든 괴로움을 제가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하여 주소서.
저는 제 마음을 아무에게도 거절하지 않을 것이며
저의 친절을 악용하는 그 사람에게도 충실하겠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지극히 자비로우신 성심안에
제 자신을 잠궈두겠습니다.
 
오 주님, 당신의 자비가 제 위에 머무르게 하여 주소서.(일기 163)

오 저의 예수님, 저를 당신 자신으로 변형시켜 주소서.

당신께서는 모든 것을 하실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기 163)

 

 












폴란드의 바르샤바에 있는 자비의성모 수녀원으로

하느님 자비의 사도 성녀 파우스티나 수녀님이

생활하며 하느님 자비의 메시지를 받았고

순명하신 자비의 성모 수녀원 옛 성당.


최근에는 유럽을 비롯하여 여러 성당에서



고난의 십자상 대신 자비의 상을 제대에

모신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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