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동안 내가 읽은 유일한 책은 기적수업 3권이었다. 텍스트, 연습서, 교사매뉴얼...
그동안 읽었던 모든 책은 이 책으로 수렴되었다.
내가 살아온 모든 시간도 이 책으로 이해되었고,
애증의 모든 인연들도 긍정할 수 있었다.
내 몸도, 마음도 영혼도 다 알 듯 했다.
내 형이상학의 토대도 이 책으로 설명되었다.
내가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소개했으나 아무도 진지하게 읽지 않았다.
맛집 사진을 올렸으면,
맛있는 밥 한끼를 사줬으면 고맙다고 했을 터이지만
이 책에 대해서 관심이 없었다.
사는게 불행하고 외롭고 고독하고 가난해서 우울증에 걸리고 자주 죽고싶다고 하면서
구체적으로 자살의 방법까지 고민하면서
내가 건넨 물을 마시지 않았다.
세상에 삶을 사랑하는 사람보다 죽음을 사랑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알았다.
병을 보물단지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또 많은가?
내가 밑줄 친 이 책을 준 그 누군가도 이 책의 평을 보고 이 책의 초대를 거절했다.
진심으로 광야에서 외치는 세례자 요한이 떠올랐다.
그런데도 난 행복하다.
이 책을 전하고 싶다는 열절한 마음이 생겨서...
감히, 절대적이고 상대적인 고독을 통과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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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또 다른 병인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읽어서 좋다고 생각한 책을 전하지 않는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려서
병원에 있는 환우들에게 이 책을 아예 영문원문과 번역본을 제본해서 갖다주었다.
그들은 오직 이 책만 있는다고 한다.
그 어떤 치료보다 더 자신들을 치유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