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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둘

나뭇잎숨결 2019. 5. 22. 08:03

 

 

 

단상 1

 

많은 시간을 이런 기도를 했다.

 

돈으로부터 자유롭게 해 주십시오.

 

사람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주십시오

 

일로부터 자유롭게 해 주십시오.

 

나로부터 자유롭게 해주십시오.

 

어느날부터 이런 기도를 한다.

 

마음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주십시오.

 

내 안의 아이의 떼를 나라고 착각하지 않게 해 주십시오.

 

삶과 죽음을 동시에 사는 순례의 여정에 둘을 공평하게 보게 해주십시오.

 

고통을 보듯 겹겹이 놓인 감사를 보게 해주십시오.

 

이건 고통이라고 속삭이는 소리를 분별할 줄 알게 해주십시오.

 

무엇보다 마음을 잘 살피게 해주십시오.

 

 

단상 2

 

오빠네 논에 벼를 심었다.

 

왜가리 다섯마리 그 논에서 아침 일찍 밥먹고 갔다.

 

개구리와 올챙이...

 

간밤 개굴개굴개구리 합창을 하던 개구리들 낮에 뭐하는지...조용하다.

 

오빠는 벼심은 논 군데군데 빈 자리를 일일이 손으로 모 벌충을 한다.

 

설거지를 하는 창밖으로 오빠의 모습이 보인다.

 

뭐라 말할수없는 감사의 기도가 나온다.

 

오빠가 오래도록 건강해서, 나도 건강해서 저런 모습을 설거지하면서 오래 보고 싶다.

 

오빠한데 간다.

 

양상치 먹을래?

 

응...

 

아욱도 줄까?

 

응...

 

아침에 아욱국 끓였는데 참 맛있더라.

 

저녁에 논물보러 지나가다 놓고 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