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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잡스 1년 애플…"지금까진 OK, 앞으론?

나뭇잎숨결 2012. 10. 3. 07:46

포스트-잡스 1년 애플…"지금까진 OK, 앞으론?>세계최고 가치기업 '우뚝'…출시 제품마다 판매기록 "더는 '와우' 없다"…잡스 그리움 오히려 커져 연합뉴스 | 입력 2012.10.03 05:02 | 수정 2012.10.03 06:05

세계최고 가치기업 '우뚝'…출시 제품마다 판매기록

"더는 '와우' 없다"…잡스 그리움 오히려 커져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상수 특파원 = 5일(이하 현지시간)이면 '혁신의 아이콘(icon)'이자 이 시대 최고의 최고경영자(CEO)로 칭송받아온 애플의 공동창업주이자 전 CEO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지 1년이 된다.

IT업계는 물론 전 세계는 아직 그의 일화를 얘기하고, 인문학과 공학의 융합, 그가 열어놓은 IT업계의 미래 등을 놓고 토론이 이뤄지는 등 곳곳에서 쉽게 그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특히 1년 전 잡스 사망 직후 글로벌 IT업계는 무엇보다 잡스가 떠난 애플이 건재할 수 있을지를 놓고 다양한 분석들이 대두됐다.

현재 잡스가 떠난 애플의 외형적인 모습은 '순항 중'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하지만 잡스가 있던 애플에서 늘 새로운 '혁신'을 봤던 IT업계나 시장에서는 잡스가 프레젠테이션 때마다 외쳤던 '하나 더'(One more thing)에 대한 그리움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따라서 애플이 잡스없이 '홀로서기'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평가는 아직 진행 중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 애플호 순항 중…잡스 없어도 건재?

잡스가 사망한 지난해 10월5일 주가는 종가기준으로 전날보다 88센트(0.23%) 하락한 377.37달러였으나 2일 낮 12시35분 현재 655.61달러를 기록 중이다. 그동안 74%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시가총액도 3천544억 달러에서 6천168억달러로 커지면서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에 우뚝 선 상태다.

삼성전자와의 이른바 '세기의 특허전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비록 유럽이나 일본 법원에서는 아직 혼재된 결과가 나오고 있지만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에서는 비록 1심이기는 하지만 10억5천만달러(약 1조2천억원)라는 거액의 배상평결을 이끌어내 완승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잡스 사망 직전 출시된 아이폰4S, 1년 가까이 지난 후 내놓은 아이폰5가 각각 출시 사흘 만에 400만대와 500만대를 판매하는 사상 최고의 대기록을 세우면서 기염을 토했다.

한때 삼성전자에 스마트폰 판매 1위 자리를 내준 적도 있지만 여전히 스마트폰 시장의 최강자라는 지위를 의심하는 시장참가자들은 없다.

무엇보다 잡스 사후 그가 구축해 놓은 집단지배체제가 흔들릴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됐으나 1년이 지난 지금 이른바 '잡스의 아이들'은 후임 CEO인 팀 쿡을 중심으로 모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애플 스토어의 성공을 이끈 론 존슨이 백화점 JC페니로 떠났지만 이는 잡스 생전에 이미 예정돼 있었던 만큼 그의 사후 애플 경영층은 건재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쿡도 애플에 자신만의 색깔을 입히는 모습도 엿보이고 있다.

잡스도 생전에 쿡에게 "내가 어떻게 할 것인지를 생각하지 말고,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라"고 조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애플이 중국 납품업체인 팍스콘의 열악한 노동환경 탓에 전 세계적으로 거센 비난을 받자 직접 중국을 방문하고 중립적인 노동단체와 협력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또 잡스와 달리 배당을 결정하는 등 주주와 투자자에게도 호의적인 제스처를 취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잡스가 생전에 애플을 위해 최소 3년간 '먹거리'를 미리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당분간 애플이 안정적인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잡스가 그의 전기에 언급했던 iTV.

월터 아이작슨이 쓴 전기에서 잡스는 "통합된 형태의 TV를 만들고 싶다. 아이클라우드와 함께 모든 전자기기와 별다른 장애없이 동기화되고 가장 단순한 유저 인터페이스를 갖는 것으로, 나는 마침내 해냈다"고 말한 바 있다.

제이 엘리엇 전 애플 수석부사장도 지난해 11월 한국의 한 강연회에서 "애플이 다음에 도전할 시장은 TV"라고 전망했다.

지난 5월 디자인 총 책임자인 조너선 아이브는 지난 5월 "애플 최고의 제품은 현재까지 출시된 아이폰이나 아이패드가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라고 언급하고 쿡도 그보다 5일 후 "믿기 어려운(Incredible)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아이폰5를 지칭하는 것으로 추측했으나 현재는 내년에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는 iTV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비록 잡스는 없지만 아직 그의 혁신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 떠난 잡스 그리워하는 사람들 오히려 늘어나…"더는 혁신 없나"

지난해 10월 잡스가 사망하기 이틀전 아이폰4S, 지난 3월과 9월 뉴아이패드와 아이폰5가 각각 선보일 때 애플의 팬보이(광팬)들은 열광했지만 일각에서는 이른바 '와우'(Wow)가 없다며 실망스러워하는 시각도 대두됐다.

아이폰4S는 음성명령기능인 '시리'라는 걸출한 기능이 있어 불만의 목소리가 크지 않았지만 뉴아이패드에 이어 아이폰5가 공개될 때는 심지어 애플의 팬보이들 사이에서도 "잡스가 있었다면…"이라는 아쉬움이 진하게 배어 나왔다.

특히 아이폰5는 커지고 얇아지고 가벼워졌지만 이는 혁신이라기보다는 기존 모델을 업그레이드한 것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이른바 잡스 시절 소비자를 열광시켰던 '하나 더'(One more thing)에 대한 기대가 무너졌다는 것이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하드웨어 부문에서는 삼성전자나 노키아의 혁신에 오히려 방어적으로 대응하는 모양새라는 혹독한 견해가 제기되기도 했다.

결국 후임자 쿡은 잡스처럼 통찰력과 직관을 가진 '비전너리'(Visionary)라기 보다는 '기업 운영의 달인'이라는 그의 한계를 보여 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아이폰5와 같은 시기에 공개된 새 운영체제(OS) iOS6의 핵심 기능 가운데 하나인 지도 서비스는 너무 부실해 쿡이 직접 나서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온라인 증권전문사이트인 '더 스트리트'(The Street)는 이날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잡스가 살아있었다면 쿡을 해고했을 것"이라고 혹평했다.

일각에서는 이른바 이번 '매플게이트'(MappleGate)과 관련해 iOS 부문 책임자인 스콧 포스톨의 책임론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별다른 징계를 받지 않으면서 쿡의 지도력에 의문를 표시하기도 했다.

잡스의 강력한 카리스마가 없기 때문에 발생한 사건이라는 의미다.

결론적으로 글로벌 IT업계와 시장은 아직 팀 쿡 체제의 애플에 대한 평가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는 여전히 잡스의 '마법'(Magic)이 작동해 온 만큼 애플로서는 그의 그늘이 엷어지기 시작한 지금부터가 진정한 시험대에 오르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쿡의 입장에서는 항상 전임자인 잡스와 비교되면서 자신이 제대로 된 후계자임을 보여줘야 하는 부담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