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창, 같이살자, 문학동네
이타카 이야기는 아름다움에 대한 감탄에서 시작되었다. 처음엔 풍경이 보였고, 나중엔 그 풍치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들이 보였다. 모두가 “그렇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여기는 이상이 이타카에선 하나씩 실현되고 있었다. 그렇게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습, 생활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 pp.7-8
‘빨래 말릴 권리(Right to Dry)’ 운동이 점점 넓게 번지고 있다. 이들 주장의 핵심은 에너지, 기후, 가계의 위기를 구하기 위해 빨랫줄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딜 가나 갈등과 그 해법은 있게 마련이고 양쪽 모두 나름의 합당한 이유를 갖고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공동체를 이루고 더불어 사는 지혜가 아닐까. 마을 미관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빨랫줄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서로 조금씩 양보한다면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미국이 빨랫줄 사용을 오래전에 조례로 막고는 최근에 와서야 다시 법률을 만들어 이를 허용하는 움직임은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 애초에 너무 일방적이고 성급하게 조례라는 법적 수단을 사용했고, 그러다보니 융통성이 없어지고 변화된 의식과 상황에 적응하기 곤란해진 것이다. 법은 최소한일 때가 최선이다. --- pp.49-50
무엇이 진정한 미국인의 모습인가. 한편에선 모든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강력한 힘으로 무장한 정복자를 갈망하고, 다른 한편에선 일상적인 기부와 자원봉사를 독려하며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는 평범한 시민을 칭송한다. 공공연한 정치폭력과 테러, 협박이 성행하는가 하다가도 이내 포용의 목소리가 그 혼란을 평정하기도 한다. 이러한 가운데, 사실 가장 큰 혼란을 느끼는 이들은 바로 미국인 자신이다. 그리고 정확히 말하자면, 이런 혼란 자체가 미국이다. 그럼에도 가장 인상적인 것, 희망을 보여주는 것은 오바마의 말대로 ‘비극은 더 높은 시민의식을 갖출 때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그리고 정년퇴직 후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자비를 들여 재난 지역을 찾아가 집 짓는 일을 돕고, 휴일을 쪼개 학교와 공동체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등 낯모를 누군가를 위해 기꺼이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고 있는 미국인들이 여전히 많다는 사실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 p.224
나는 이타카에서 공동체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그 가능성은 내가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나의 고향, 나와 내 가족이 살아왔고 또 앞으로도 살아갈 내 동네에서도 마찬가지로 찾을 수 있는 것이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지금, 다른 나라를 동경하지만 말고, 우리의 아쉬운 모습을 한탄하지만 말고, 여유 있게 한 걸음씩 우리 공동체를 바꾸는 일에 내가 직접 나서보자고 다짐했다. 이 책은 그 첫걸음이다. --- pp.240-243
이 책은 정치인 송호창의 책이 아니다. 아버지이자 남편인 평범한 시민 송호창이 2010년과 2011년, 두 해 동안 미국 이타카에서 머문 기록을 담은 생활인 체류기다. 그는 낮에는 빨래를 널고 저녁엔 장을 보며 이타카의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뉴욕 주의 작은 도시 이타카에서는 뜻밖의 놀라운 발견을 자꾸 하게 됐다. 거기서 송호창은 생태주의와 풀뿌리 지역 경제, 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확인했다. 그러므로 이 책은 정치인 송호창의 책이다. 촛불 변호사 송호창, 시민운동가로 10년, 인권변호사로 10년을 살아온 그가 이제 정치인으로서 내디딜 발걸음의 지도가 바로 이 책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는 돌아오기 위해 이타카로 떠났다.
앞마당 반쪽은 사슴에게 양보하라 : 에코빌리지와 생활에 스민 생태주의
앞마당 반쪽은 사슴의 것이다. 이타카에서는 사슴이 ‘주민’ 대접을 받는다. 사슴들은 어엿하게 주위를 살피며 길을 건너고, 저마다 정해둔 구역에서 남의 집 앞마당을 차지한 채 앉아 있곤 한다. 이런 풍경은, 환경을 사람에 맞추지 않고 사람이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는 이타카 사람들 공통의 사고와 합의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한편, 이타카에 있는 에코빌리지는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생태마을로 유명하다. 이곳의 모토는 사람, 자연, 살아 있는 모든 것과 함께 조화롭게 살아가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다. 이들은 20만 평이 훨씬 넘는 넓은 대지를 숲이나 늪지, 초원의 잡초들이 뒤덮도록 두고, 전체 대지의 10퍼센트만 집이나 시설을 지어 사용한다. 집과 건물도 최대한 작고 조밀하게 짓고, 숲과 집 사이에도 작은 오솔길만을 내고 그 길로만 다니게 하여 생태발자국(ecological footprint) 지수를 최소한으로 줄인다는 것이 대원칙이다. 그리고 가구별 개인공간을 줄이고 대규모 식당과 응접실, 손님방, 놀이공간, 세탁소 등을 함께 사용하는 공간인 커먼 하우스(common house)를 만들었다. 그러한 공유 공간은 개별 주택의 규모도 줄이고, 공동체 성원들의 긴밀한 유대도 도모할 수 있게 해주는 일석이조의 발명품이다.
버펄로 스트리트 서점의 기적 : 풀뿌리 지역 경제를 살리는 소비
이타카 사람들은 신념으로 소비한다. 지역 커뮤니티를...시민운동가 10년, 인권변호사 10년…
송호창이 펼쳐 보이는 우리가 꿈꾸는 도시!
대안 도시 이타카에서 찾은 공감, 공존, 공생
이 책은 정치인 송호창의 책이 아니다. 아버지이자 남편인 평범한 시민 송호창이 2010년과 2011년, 두 해 동안 미국 이타카에서 머문 기록을 담은 생활인 체류기다. 그는 낮에는 빨래를 널고 저녁엔 장을 보며 이타카의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뉴욕 주의 작은 도시 이타카에서는 뜻밖의 놀라운 발견을 자꾸 하게 됐다. 거기서 송호창은 생태주의와 풀뿌리 지역 경제, 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확인했다. 그러므로 이 책은 정치인 송호창의 책이다. 촛불 변호사 송호창, 시민운동가로 10년, 인권변호사로 10년을 살아온 그가 이제 정치인으로서 내디딜 발걸음의 지도가 바로 이 책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는 돌아오기 위해 이타카로 떠났다.
앞마당 반쪽은 사슴에게 양보하라 : 에코빌리지와 생활에 스민 생태주의
앞마당 반쪽은 사슴의 것이다. 이타카에서는 사슴이 ‘주민’ 대접을 받는다. 사슴들은 어엿하게 주위를 살피며 길을 건너고, 저마다 정해둔 구역에서 남의 집 앞마당을 차지한 채 앉아 있곤 한다. 이런 풍경은, 환경을 사람에 맞추지 않고 사람이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는 이타카 사람들 공통의 사고와 합의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한편, 이타카에 있는 에코빌리지는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생태마을로 유명하다. 이곳의 모토는 사람, 자연, 살아 있는 모든 것과 함께 조화롭게 살아가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다. 이들은 20만 평이 훨씬 넘는 넓은 대지를 숲이나 늪지, 초원의 잡초들이 뒤덮도록 두고, 전체 대지의 10퍼센트만 집이나 시설을 지어 사용한다. 집과 건물도 최대한 작고 조밀하게 짓고, 숲과 집 사이에도 작은 오솔길만을 내고 그 길로만 다니게 하여 생태발자국(ecological footprint) 지수를 최소한으로 줄인다는 것이 대원칙이다. 그리고 가구별 개인공간을 줄이고 대규모 식당과 응접실, 손님방, 놀이공간, 세탁소 등을 함께 사용하는 공간인 커먼 하우스(common house)를 만들었다. 그러한 공유 공간은 개별 주택의 규모도 줄이고, 공동체 성원들의 긴밀한 유대도 도모할 수 있게 해주는 일석이조의 발명품이다.
버펄로 스트리트 서점의 기적 : 풀뿌리 지역 경제를 살리는 소비
이타카 사람들은 신념으로 소비한다. 지역 커뮤니티를 위해, 바른 정책을 위해, 대기업 부호의 주머니가 아닌 우리 이웃의 살림살이를 불려주기 위해 그들은 소비할 곳을 적극적으로 선택한다. 최근 이타카의 버펄로 스트리트 서점이 문을 닫을 뻔한 일이 있었다. 온라인 서점의 등장과 경영난으로 주민들의 교양을 살찌워주던 지역 서점이 폐업 위기에 놓인 것이다. 하지만 이타카 사람들은 힘을 똘똘 뭉쳐 이 작은 서점을 살려냈다. 협동조합 형식으로 지역 공동체가 서점을 인수한 것이다. 마침내 서점은 500명의 주주로 운영되는 협동조합으로 변신해 새롭게 단장한 모습으로 지역 주민들을 맞게 되었다. 이러한 노력이 성공을 거둔 사례는 비단 버펄로 스트리트 서점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지역 소비자와 생산자 공동의 협동조합인 그린스타(GreenStar)는 이미 1970년대부터 성공적으로 기반을 다진 곳이다. 도시 주민들은 조합을 결성해 이타카 주변 지역의 농장에서 나오는 안전한 곡물과 육류 등을 지속적으로 공급받고 있다. 온 미국인이 열광하는 블랙 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다음 날로, 미국의 모든 상가가 초대형 할인 판매를 하는 날) 쇼핑은 또 어떤가? 이타카 사람들은 폭탄 세일의 유혹에도 쉽게 굴하지 않는다. 대규모 쇼핑몰에서 진행하는 파격 세일이 지역 상인들의 돈 벌 기회를 차단해 언젠가 자신들에게 ‘폭탄’으로 되돌아올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이들은 그래서 지역 소상가에서 블랙 프라이데이 쇼핑을 하자는 의견을 내놓았고, 많은 사람들이 이를 실천하고 있다. 이런 수고가 많아질수록 사람들은 피로를 빨리 느끼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풀이 꺾여 힘이 약해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타카에선 그런 노력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들은 좀처럼 지치지 않는다.
북 세일, 독서 클럽에 참여하라 : 자유로운 사고로 이끄는 교육의 힘
이타카 사람들에게 독서는 일상이다. 이타카에서는 미국에서 세번째로 큰 규모의 북 세일 행사가 매년 5월과 10월 두 차례 큰 장터처럼 열린다. 2011년 봄 행사 때는 175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했고, 23만 권이 넘는 책이 팔렸으며, 2만여 명이 다녀갔다. 뿐만 아니라 대학도서관, 공공도서관과 지역의 서점에는 온갖 종류의 독서클럽이 만들어져 있고, 많은 사람이 여기에 꾸준히 참여한다.
송호창이 이타카 주민들에게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있다. “이타카에서 살다가 돌아가면 미국에서 살다가 왔다”고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타카는 미국 안의 미국 아닌 미국이다. 그만큼 여러 면에서 전혀 미국적이지 않으며, 주민들이 그런 점을 자랑으로 여기는 특이한 곳이다. 이타카는 미국에서 자유주의 성향이 가장 강한 곳 중 하나인데, 그것은 그곳 사람들의 독서 습관, 교육, 그리고 언제나 접할 수 있는 시민 교양 프로그램이 낳은 결과다.
이타카가 곧바로 우리의 롤모델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이타카는 한국과 다르다. 그래서 송호창은 처음 이타카로 떠날 때부터 이타카와 한국을 섣불리 비교하지 않기로 했다. 그는 다만 이 책을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책”이라 말한다. 언제나 사람 좋은 웃음으로 장난을 걸어오던 ‘공감 능력자’ 밥 할아버지, 아들이 긴 머리칼에 가린 시야 때문에 퍽을 놓치고 경기에서 져도 그를 마냥 칭찬하고 격려해주던 아이스하키 팀 코치와 어린 동료 선수들, 함박눈이 퍼부어 하얀 눈밭에 차가 박혀버렸을 때 저마다 가던 길을 멈추고 기꺼이 도와주던 낯모를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 이 모든 사람들의 아름다움이 이타카를 들여다보게 했고 이 책을 쓰게 했다. 이타카의 아름다운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도 좀더 과감하게 꿈꾸고, 실천할 수 있다는 믿음을 키우는 것, 이것이 그가 이 짧고도 긴 체류기를 쓴 이유다. 그러므로, 이타카를 기억하라. 당신도, 우리 같이.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공동체가 현실 속에 존재한다. 물론 하늘의 혜택이 아니라 인간의 의지에 달려 있다. 이 책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폐업 위기에 몰린 지역서점을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살려내는 이야기였다. 유서 깊은 향토서점들이 시대의 변화에 밀려 차례로 폐업하는 것을 속수무책 바라보기만 했던 안타까움 때문일까? 이 책은 우리가 꿈꾸는, 그리고 함께 실현해나갈 수 있는 공동체의 모든 가능성을 활짝 열어 보여준다.(문재인)
민변 사무차장으로 주요 시국 사건에서 맹활약하던 변호사 송호창은 유학 가는 부인 따라 미국 뉴욕 주 이타카로 떠났다. 한국보다 삶의 질이 높은 나라에서 유학하는 사람들은 그곳의 좋은 점을 발견할 때마다 감탄하며 그 나라의 숭배자가 되거나 “내 나라가 아니잖아” 하면서 방관자가 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송호창은 ‘전업주부’로 사는 2년 동안 이타카 사람들과 즐겁게 어울렸고, 객관적이면서도 따뜻한 눈으로 그 세상을 관찰하고 분석하고 기록했다. 이 책의 독자는 이타카 생활을 간접 경험하는 쏠쏠한 재미를 얻을 것이다. 그리고 귀국 후 정치인으로 변신한 송호창이 꿈꾸는 ‘또다른 세상’의 단초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조국)
자신과 함께 타인의 취향을 존중하고 아끼는 삶이 여기에 있다. 공존에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고 공감에는 사회적 과정이 필요하다. 두 가지 모두 우리 사회에 많이 부족한 것들이다. 송호창의 시선을 따라 사람이 사람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살면서 현실과 꿈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세상을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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