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서울 , 오 서울

나뭇잎숨결 2009. 1. 25. 11:13

 

 

연애하고 싶은 곳, 이곳이 바로 서울

한겨레 | 2008-08-22 19:41:05

[한겨레]900여페이지 100개 장소 소개

여행작가 '꼼꼼 취재' 돋보여
자연·문화 낭만적 정취 '물씬'〈서울 이런 곳 와보셨나요? 100〉

박상준 글·허희재 사진/한길사·2만8000원

"지금껏 제가 알고 있는 서울은 그저 '데자뷔'더군요. 그저 '언젠가 어디선가 본 듯한 풍경' 말입니다."

"서울은 참 갈 데가 없는 도시처럼 보였지요. 연애하기 힘든 도시처럼 느껴졌지요. 생뚱맞은 소리처럼 들리시겠지만 책을 마치고 나니 제일 먼저 연애가 하고 싶어졌습니다."

책을 여는 말과 맺는 말이 이렇게 달라졌다면, 그 사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아파트와 빌딩, 도로의 무한반복이 어쩔 수 없는 무심함을 부르는 서울이건만, 휴일이면 어떻게든 서울을 벗어나려는 차들의 병목현상을 부르는 곳이건만. <서울 이런 곳 와보셨나요? 100>은 먹는 순간 서울을 사랑스럽다고 느끼게 만드는 도톰한 알약 같은 책이다. 사전 같은 두께에 담긴 100가지 서울의 풍경은 비판적 성찰의 얼룩은 말끔히 제거한 렌즈를 통해 들여다본 듯하다. 그렇다고 매끈한 감각만 무책임하게 배설해놓은 책은 아니다. 지은이가 밟았던 길을 고스란히 밟아 서울을 제대로 예찬하는 경지에 이를 수 있도록 성실하게 안내한다.

<서울…>은 따라서 매우 실용적인 책이다. 찾아가는 길, 여는 시간과 입장료를 알려주는 것은 물론이고, 공간이 지닌 시간의 깊이와 사람들이 쌓아놓은 기억의 퇴적층까지 보여준다. '당신이 몰랐던, 서울의 가볼 만한 곳'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사람들의 발길이 별로 닿지 않았거나, 매일 지나다녀도 그냥 지나쳤던 곳들을 소개한다. 여행 작가 박상준씨가 세심하게 감상 포인트를 일러주고, 사진 작가 허희재씨가 눈길이 머무는 자리마다 정직하게 사진기를 들이댔다.

100곳을 다시 다섯 묶음으로 나눴다. '그윽한 시간의 향기'에는 역사와 추억이 현재와 어우러진 유서 깊은 곳들이 묶였다. 책은 백제 초기 한성시대의 아득함과 20년 전 서울 올림픽의 함성 대신 이제는 근처 콘서트장의 열기가 더욱 익숙해진 몽촌토성을 산책하며 "백제인의 꿈결 한 토막을 살포시 떠올려" 보라고 한다. 답십리 고미술상가에서는 손때 묻은 장롱, 약재상자, 찻상, 항아리 등을 쓰다듬으며 낡은 시간의 미로 속을 거닐어 보라고도 한다. 영원히 삐걱거릴 것만 같은, "세월의 지린내" 가득한 나무 계단을 올라 학림다방에서 커피도 마셔보란다. 1905년 회현동에서 벨기에 영사관으로 쓰이다 1980년 벽돌 하나 어긋남 없이 남현동으로 고스란히 옮겨져 지금은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이 된 르네상스식 고건축물도 알고 보면 지척에 숨어 있다.

대학로의 뒷동산, 낙산 자락에 가거든 "서로 간섭하지 않고 서로 넘어서지 않았"던 노동과 예술 사이에 교집합을 만들어낸 낙산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봐야 한다. 70여 작품들을 단번에 볼 욕심일랑 부리지 말란다. 봉제공장 즐비하던 "재봉틀 타닥대는 대학로의 뒷동네"가 그대로 거대한 야외 갤러리가 된 모습을 즐기면 된다. 미술계 젊은 작가들의 구름판이 된 갤러리 대안공간 루프에서는 "홍대에서 문화가 숨 쉬는 방식"을 느낄 수 있다. 건물의 정면이 아닌 측면으로 난 문으로 들어가 각종 미술 관련 서적과 작가들의 포트폴리오를 들춰보란다. '예술과 낭만과 꿈의 놀이터' 묶음에서는 이렇듯 미술관·박물관, 클럽 등을 소개한다.

평일이고 휴일이고 인산인해를 이루는 명동 한복판에는 '비밀의 정원'이 숨어 있다. 유네스코 건물 옥상에 꾸린 '작은누리' 정원이다. 이렇듯 난간 너머 도심을 흘끗거리며 "커피향보다 진한 풀이나 꽃의 향기"를 즐길 수 있는 공원과 개천들이 '아! 초록빛 바람 불어와'에 묶여 담겼다. 그 밖에 '센스 있는 사람들의 히든카드'에는 신사동 가로수길, 방산시장 베이커리 골목 등 독특한 쇼핑 거리들이, '혀끝으로 누리는 작은 사치'에는 개성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들이 묶였다. 마지막 장, 지은이의 외침이 더는 생뚱맞게 들리지 않는다. "부디, 서울에서 사랑하세요!"

김일주 기자pearl@hani.co.kr사진 한길사 제공

 

 

목차

스팩터클, 판타스틱, 로맨틱 서울│시작하며

1부 그윽한 시간의 향기 ※역사 & 추억
1 옛 동산에서 선인의 꿈결을 줍다 -몽촌토성
2 북촌의 1번지 -가회동 11번지와 31번지
3 임금의 숲에서 마음을 씻다 -창덕궁 후원
4 술을 벗한 남촌 선비의 풍류 -남산한옥마을
5 발끝의 오랜 동무 -중량천 살곶이다리
6 산 자와 죽은 자의 다정스런 조우 -선정릉
7 전망 좋은 약초의 방 -허준박물관
8 삶을 채우는 30분의 여유 -별궁길
9 소박한 성스러움과 찬란한 동산 -중림동 약현성당
10 다향 가득한 이태준의 글터 -수연산방
11 열 한 개의 비밀의 방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
12 대한민국 영화의 성지 -아리랑 영화의 거리
13 훈민정음, 고려청자 또는 정선과 김정희 -간송미술관
14 시간의 훈기 또는 사랑의 온기 -정동길
15 골목에서 찾은 추억, 한옥, 그리고 역사 -계동길
16 서울의 후미 또는 서울의 백미 -원서동
17 정동길의 꽃 -이화여고
18 봄볕보다 따스한 만해의 그늘 -심우장
19 길상화의 인연 깃든 만인의 집 -길상사
20 다방이란 이름의 낡은 앨범 -학림다방
21 백범의 마지막 숨결 -경교장
22 이승만 대통령의 감소한 유산 -이화장
23 한옥 동사무소에서 쉬었다가세요 -혜화동사무소
24 낡은 시간의 향수 -답십리 고미술상가

2부 예술과 낭만과 꿈의 놀이터 ※문화 & 예술
25 환기미술관 옆 호기심에 대한 책임감 -부암동
26 프티 프랑스에서 찾은 톨레랑스 -서래마을
27 아트 판타지아의 황홀한 환대 -안양예술공원
28 세상의 배꼽에서 바람의 책장을 넘기다 -율동공원 책 테마파크
29 등 굽은 낙타의 꿈 -낙산 공공미술 프로젝트
30 예술의 삶터, 문화의 쉼터 -예술마을 헤이리
31 플래그십 스토어의 환타지아-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
32 기기묘묘, 고양이를 부탁해 -하루고양이
33 문화의 색조 화장법 -스페이스 씨
34 황칠 고운 한옥 갤러리 -봉산아트센터
35 홍대가 쉬워졌다! -상상마당
36 향긋한 차 이야기 -아름다운 차 박물관
37 와인의 모든 것, 빈티지 2005 -포도플라자
38 국내 최초 갤러리 타워 -네이처포엠 빌딩
39 풍부한 감성의 복함 체험 -카이스갤러리
40 홍대는 루프다- 대안공간 루프
41 그녀들의 화려한 규방 -오뜨클라세
42 언덕 위 그림의 집 -성곡미술관
43 예술, 올림픽을 기념하다 -소마미술관 조각마당
44 철의 미술관 -포스코센터
45 백화점의 예술적 변신 -신세계백화점 트리니티 가든& 아트 월 갤러리
46 자연의 품에서 예술을 끼고 역사를 걷다 -신라호텔 조각공원
47 엉뚱발랄 생뚱통쾌 상상 발전소 -별난물건박물관 & 롤링볼뮤지엄
48 절컥절컥! 열쇠와 자물쇠로 보는 세상 -쇳대박물관
49 세상의 모든 카메라 -한국카메라박물관
50 세계의 지붕에서 바람의 말을 듣네 -티베트박물관
51 어느 멋진 날 -씨네 드 쉐프
52 압구정에서 풍월댁과 클래식을 -풍월당
53 홍대에서 노래하는 빵 -클럽 빵
54 재즈, 그 짜릿한 황혼의 음율 -올 댓 재즈

3부 아! 초록빛 바람 불어와 ※자연 & 공원
55 거꾸로 오르는 청계천 유람기 -청계천
56 사람과 자연이 함께 쓰는 이야기 -양재천
57 개천 따라 동네 한 바퀴 -불광천
58 깊고도 낯선 서울의 골짜기 -백사실 계곡
59 가로등과 벤치는 없다, 토끼가 산다 -여의도 샛강생태공원
60 해발 95미터, 서울 최고의 야경 -응봉산과 암벽등반공원
61 40년 만에 돌아온 서울 성곽의 벗 -북악산
62 아름다운 캠퍼스의 전설 -경희대학교
63 물과 숲이 되는 꿈의 잔허 -선유도공원과 선유교
64 우리 가족 사계절이 천고마비 -경마공원
65 사람이 만든 자연의 명작 -서울숲
66 시민의 숲에 아틀리에 -양재문화예술공원
67 다시 찾은 난초와 영지의 땅 -하늘공원
68 일주일에 한 번 숲이 열린다 -홍릉수목원
69 명동의 라퓨타 -유네스코 옥상정원 작은누리
70 별궁길의 재활용 별궁 -아름다운 가게 하늘정원
71 콘크리트 지붕은 꽃대궐 -초록뜰

4부 센스 있는 사람들의 히든카드 ※쇼핑
72 가로수, 트랜드의 역사를 담다 -신사동 가로수길
73 인사동의 하늘 골목 -
74 젊은 에술 그 유쾌한 난전 -홍대 프리마켓
75 발끝의 낭만, 그녀의 하이힐 -슈랑
76 명동 쇼핑의 히든 플레이스 -A-LAND
77 서울의 빈티지 천국 -광장시장 구제 상가
78 생기발랄 여심 사로잡기 -이대 입구
79 낡고 오래된 소리의 전당 -회현 중고LP상가
80 별궁길의 아담한 정원 -소원
81 아기자기 달콤쌉싸름한 장터 -방산시장 베이커리 골목

5부 혀끝으로 누리는 작은 사치 ※카페 & 레스토랑
82 피카소와 샤갈이 있는 레스토랑 -더 소호
83 특별한 하루를 위한 세레나데 -인 뉴욕
84 커피 한 잔의 드라마가 불러낸 망중한 -산모퉁이
85 설렘이 있는 빨간 집 -릴리 마를렌
86 프랑스식 엄마의 밥상 -르 생택스
87 OK 레스토랑, 맛의 열전 -오키친
88 롤케이크의 달콤한 음모 -스위트롤
89 커피 펠리스, 커피주의자 1호점 -커피스트
90 3대 불고기 와인과의 만남 -서초사리원
91 사계절 진미 평양냉면의 진수 -우래옥
92 곰탕 한 그릇 -하동관
93 맛의 작은 차이나타온 -명동 콴챈루 거리
94 천겹살, 황제살 또는 항정살 -고릴라
95 부암동의 세 평짜리 봄날 -노란집
96 무규칙 건축의 정겨운 수다 -나무요일
97 B급 최상위들의 명랑만화전 -커피방앗간
98 예술의 뜰안에서 하우스 콘서트를 -아트 포 라이프
99 여행자들의 유쾌한 난장 -연
100 책 대신 마음을 놓아도 좋아 -창박을 봐 바람이 불고 있어 하루는 북쪽에서 하루는 서쪽에서

부디 서울에서 사랑을 시작하시길!│마치며

서울 나들이 실용백서
테마로 가는 서울의 이런 곳
걸어서 돌아본다, 서울 동네산책 코스 16
서울의 이런 곳 이름으로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