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와 詩魂
청포도 / 이육사
나뭇잎숨결
2024. 6. 30. 09:54
청포도
- 이육사
내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계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절이주절이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 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돚 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 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