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와 詩魂
두 조각 /김소형
나뭇잎숨결
2022. 1. 21. 16:09
두 조각
-김소형
길이 잠들었다
내가 여름을 말하면 너는 바다를
그런 날이면 새벽에 금빛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포말이 무엇인지도 몰라서
커다란 문어가 내뿜는 숨을 상상하며
파도를 기억했다
같이 배가 고팠다
꿈에서도 그래야 하는 줄 알았다
슬픔이 속삭였지만
모른 척 눈을 감았다
우리는 믿지 않지만
사랑은 믿었다
조각을 비춘 그림자는
천천히 천천히
머리부터 녹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