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와 詩魂

조깅/황인숙

나뭇잎숨결 2021. 11. 20. 09:53

조깅/황인숙

 

 

후, 후, 후, 후! 하, 하, 하, 하!

후, 후, 후, 후! 하, 하, 하, 하!

후, 하! 후, 하! 후하! 후하! 후하! 후하!

 

땅바닥이 뛴다, 나무가 뛴다.

햇빛이 뛴다, 버스가 뛴다, 바람이 뛴다.

창문이 뛴다. 비둘기가 뛴다.

머리가 뛴다.

 

잎 진 나뭇가지 사이

하늘의 환한

맨몸이 뛴다.

허파가 뛴다.

 

하, 후! 하, 후! 하후! 하후! 하후! 하후!

뒤꿈치가 들린 것들아!

밤새 새로 반죽된

공기가 뛴다.

내 생의 드문

아침이 뛴다.

 

독수리 한 마리를 삼킨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