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욱의 스몰러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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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석
도면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최민욱이고, 건축 사무소 '스몰러 건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일을 시작한지는 10년 정도 됐어요. 이 집은 올해 3월에 결혼을 하고 마련한 신혼집이에요.
2층 | 작업실
《2층에 위치한 작업실. 주로 낮에는 여기서 시간을 보낸다. 벽면에는 수납장으로 되어 있고, 그 가운데에 화장실이 있어 다른 층으로 이동할 필요가 없다. 큰 창으로 인해 좁은 공간이지만 탁 트인 느낌이 든다.》
ⓒ변종석
-신혼집으로 아직까지는 흔하지 않은 주거 형태를 선택하셨어요. '협소 주택'. 작은 공간에 대한 생각이 열려있어야 가능한 선택일 것 같은데, 맞나요?
저는 주거에 대해서 다양한 경험을 했었어요. 프랑스에서 아내와 함께 살았던 적도 있었고, 일 때문에 일본에서도 잠깐 살았었는데 그땐 작은 집에서 머물렀었죠. 한국에서도 자취 할때에는 고시원, 원룸에서 살기도 했고요. 그런 경험을 하면서 작은 공간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 덕분에 다르게 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어지게 됐죠. 아파트가 아니어도 살 수 있다.
-사람들은 대게 아파트에 살고 싶어하잖아요.
주거에 대안이 없으니까요. 아파트, 빌라, 다가구. 이게 어찌보면 등급이잖아요. 아파트 가고 싶지만 여건이 안되니까 차안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거죠. 단독주택은 뭐 말할 것도 없고요. 그런데 집값이 엄청 올라가다보니, 남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자투리 땅에 집을 훨씬 저렴하게 짓게 되면서 '협소 주택'이라는 또 다른 주거 형태가 생기게 된거죠.
3층 | 주방
《3층은 주방 겸 거실. 긴 테이블은 친구들을 초대했을 때 빛을 발한다. 이 공간은 가장 다양하게 쓰이는데 파티룸, 영화관, 수업 공간 등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변종석
-보통 집을 짓는다고 하면 교외로 나가야 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여긴 종로구 도심 안에 있잖아요. 이게 가능한가요?
자투리 땅을 찾기 위해 서울 시내를 정말 많이 돌아다녔어요. 특히 구도심을 중점으로 돌아다녔는데 여기가 그나마 자연과 맞닿아있고, 대지가 제가 알아봤던 것중에 제일 작았어요.
-작은 땅을 찾으셨던 건가요?
다른 곳은 15평-20평 정도 되는 곳인데, 그것도 부동산에서는 너무 작아서 집 못짓는다고 말했었어요. 다들 쳐다보지도 않는 땅이죠. 그런데 이곳은 그중에서도 제일 작은 10평 땅이었죠. (건물 내부는 5평) 물론 20-30평 되면 좋겠죠. 하지만 예산은 정해져 있고 돈은 없으니까요. 나름의 묘책이었던거죠. 건물 짓는데는 총 1억 9천만원 정도 들었어요.
-첫 입주는 언제하셨어요? 그때 어떤 기분이 드셨나요.
올해 3월에 들어왔어요. 너무 행복했죠. 사실 제 아내도 설계 과정에서 두려워 하기도 했었으니까요. '사람이 살 수 있는건가'하고. 그런데 지내보니까 충분하더라고요.
-위치를 고를때 우선순위는 뭐였나요?
'자연과 맞닿아 있는가' 였어요. 저희는 여행을 가도 항상 시골로 가요. 도심보다는 한적함과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을 좋아하죠. 이 집에 살다가 언제 한번 바닷가로 여행을 간 적이 있었는데요. '집이 훨씬 좋다'는 생각이 드는거예요. 아무리 좋은 숙소라 해도 사실 창 밖으로 자연이 보이는 곳이 그렇게 많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집이라는 공간에서 언제나 자연을 느끼며 살아가니까 도심을 떠나야 할 이유가 사라진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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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층 | 침실
ⓒ변종석
《3층에 있는 침실은 옷장에 거울을 달아 공간이 넓어 보이게 하는 효과를 줬다. 작업실과 마찬가지로 화장실이 있어 편리성을 더했고, 세면대가 밖에 있는 것이 포인트. 》
-협소 주택이 총 4개의 공간으로 나눠져 있는데요. 2층을 시작으로 작업실-부엌-침실-드레스룸 및 욕실과 세탁실. 이 순서는 어떻게 정하셨나요?
생활 동선을 정말 많이 고려했어요. 낮시간에는 작업실에서 일을 하고, 그 위층에는 밥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을. 그리고 4층 부터는 안방의 개념인거죠. 주방과 침실을 두고 나름 구분을 뒀어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화장실도 2개죠. 작업실에 하나, 침실에 하나. 불편함을 미연에 방지한거죠.
-집에 창도 굉장히 많네요.
밖에서 보시면 건물이 혼자 우뚝 서있잖아요. 보시면 사람이 다니는 쪽에는 창이 하나도 없어요. 주방쪽에 유일하게 창문 하나가 작게 나있긴 한데, 그것 빼고는 없어요. 프라이버시 때문이기도 한데, 대신 자연이 보이는 뒷쪽으로는 모든 층마다 창을 만들었어요. 어디서든 밖을 볼 수 있게.
-이 집을 짓고나서 기사가 나갔는데 악플(?)이 많이 달렸다고요. 어떤 내용이었나요?
(계단으로 층이 이루어져있으니) '무릎 나간다', '청소는 어찌하냐', '냉난방비 어쩌냐' 같은 내용이었어요. 합리적 의심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동선때문에 불편 한적은 없었고요. 특히나 냉방비 같은 경우에는 저희도 실험삼아 올 여름에 아끼지 않고 모든 층을 틀어봤던 적이 있었는데 3만원 나오더라고요.
-정말 얼마 안나오네요?
저는 개념적으로는 단열을 잘해놓으면 훨씬 아낄 수 있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살아본 적이 없잖아요. 그런데 이번에 경험해보니 역시나 효과가 좋더라고요. 사실 이 집의 총 예산에는 어울리지 않는 특별한 단열제를 썼어요. 다른건 몰라도 단열은 확실하게 하고 간다는 생각으로 설계에 넣었는데 탁월한 선택이었죠. 10월 달에 가스비는 8000원 정도 나왔어요(웃음).
5층 | 드레스룸 및 욕실
ⓒ변종석
《5층은 드레스룸과 욕실, 세탁실이 있으며 수납공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배치해서 설계한 공간이다. 욕실은 아주 작지만,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만으로 충분해진다. 》
-아파트에 들어가는 돈으로 협소주택을 지을 수 있다고 하셨는데, 직업이 건축가시니까 그 접근이 더 쉬울 수 있지 않았나 싶은데요. 전혀 관련없는 평범한 일반인은 어떻게 시작 할 수 있을까요?
이 집이 EBS 건축탐구 <집>에 나왔던 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 메일을 종종 받았어요. 집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새로운 선택지를 알게 되서 감사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이외에도 언젠가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분들에게는 방법을 아예 써서 보내드리기도 해요.
일단 기회가 되면 땅을 직접 보러다녀보라고 권해요. 이 동네에 집을 짓고 살면 어떨까 상상을 해보는거죠. 그게 어느정도 그려지면 실제로 땅값을 알아보면서 본격적으로 찾는데, 이전에 많이 보러다닌 경험이 있어야 좋은 땅이 우연히 나타났을 때 단번에 알아볼 수 있어요.
-땅을 찾는 과정이 제일 중요하군요.
집을 짓는 다는 것은 내가 그곳에 오래 머물게 되는 거잖아요. 그러니 더 신중하게 선택해야죠. 나에게 꼭 맞는 땅을 찾는 것. 그게 시작이자 반이에요. 어떤 특징을 가진 동네에서 남은 생을 살고 싶은지는 자신이 제일 잘 아니까요. 그건 누구도 도와줄 수 없거든요. 아파트 고를때와는 또 다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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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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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짓는 다는 건 맞춤형 옷을 만드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기성복하고는 완전히 달라야 하죠. 그래서 더더욱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가 집에 반영되어야 해요. 어쩌면 이 집도 우리 둘은 너무 행복하게 살고 있지만, 다른 누군가가 와서 살면 불편할 수도 있겠죠. 나이가 있으시거나, 아이를 키우거나, 짐이 많거나. 그러면 이 집이 살기 힘든 집이 될 수 있어요. 하지만 이 집은 저희 둘을 위해 지은 집이잖아요. 저희가 만족하는게 제일 중요한거죠.
앞으로도 계속 그런 마음으로 집을 설계 할 것 같아요. 집에 그 사람의 삶을 잘 반영해서 그 어느곳보다 편안함과 행복을 느끼게 하는 공간이 될 수 있게 만들고 싶어요.
《2층에 위치한 작업실. 주로 낮에는 여기서 시간을 보낸다. 벽면에는 수납장으로 되어 있고, 그 가운데에 화장실이 있어 다른 층으로 이동할 필요가 없다. 큰 창으로 인해 좁은 공간이지만 탁 트인 느낌이 든다.》
ⓒ변종석
-신혼집으로 아직까지는 흔하지 않은 주거 형태를 선택하셨어요. '협소 주택'. 작은 공간에 대한 생각이 열려있어야 가능한 선택일 것 같은데, 맞나요?
저는 주거에 대해서 다양한 경험을 했었어요. 프랑스에서 아내와 함께 살았던 적도 있었고, 일 때문에 일본에서도 잠깐 살았었는데 그땐 작은 집에서 머물렀었죠. 한국에서도 자취 할때에는 고시원, 원룸에서 살기도 했고요. 그런 경험을 하면서 작은 공간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 덕분에 다르게 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어지게 됐죠. 아파트가 아니어도 살 수 있다.
-사람들은 대게 아파트에 살고 싶어하잖아요.
주거에 대안이 없으니까요. 아파트, 빌라, 다가구. 이게 어찌보면 등급이잖아요. 아파트 가고 싶지만 여건이 안되니까 차안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거죠. 단독주택은 뭐 말할 것도 없고요. 그런데 집값이 엄청 올라가다보니, 남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자투리 땅에 집을 훨씬 저렴하게 짓게 되면서 '협소 주택'이라는 또 다른 주거 형태가 생기게 된거죠.
3층 | 주방
《3층은 주방 겸 거실. 긴 테이블은 친구들을 초대했을 때 빛을 발한다. 이 공간은 가장 다양하게 쓰이는데 파티룸, 영화관, 수업 공간 등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변종석
-보통 집을 짓는다고 하면 교외로 나가야 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여긴 종로구 도심 안에 있잖아요. 이게 가능한가요?
자투리 땅을 찾기 위해 서울 시내를 정말 많이 돌아다녔어요. 특히 구도심을 중점으로 돌아다녔는데 여기가 그나마 자연과 맞닿아있고, 대지가 제가 알아봤던 것중에 제일 작았어요.
-작은 땅을 찾으셨던 건가요?
다른 곳은 15평-20평 정도 되는 곳인데, 그것도 부동산에서는 너무 작아서 집 못짓는다고 말했었어요. 다들 쳐다보지도 않는 땅이죠. 그런데 이곳은 그중에서도 제일 작은 10평 땅이었죠. (건물 내부는 5평) 물론 20-30평 되면 좋겠죠. 하지만 예산은 정해져 있고 돈은 없으니까요. 나름의 묘책이었던거죠. 건물 짓는데는 총 1억 9천만원 정도 들었어요.
-첫 입주는 언제하셨어요? 그때 어떤 기분이 드셨나요.
올해 3월에 들어왔어요. 너무 행복했죠. 사실 제 아내도 설계 과정에서 두려워 하기도 했었으니까요. '사람이 살 수 있는건가'하고. 그런데 지내보니까 충분하더라고요.
-위치를 고를때 우선순위는 뭐였나요?
'자연과 맞닿아 있는가' 였어요. 저희는 여행을 가도 항상 시골로 가요. 도심보다는 한적함과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을 좋아하죠. 이 집에 살다가 언제 한번 바닷가로 여행을 간 적이 있었는데요. '집이 훨씬 좋다'는 생각이 드는거예요.
아무리 좋은 숙소라 해도 사실 창 밖으로 자연이 보이는 곳이 그렇게 많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집이라는 공간에서 언제나 자연을 느끼며 살아가니까 도심을 떠나야 할 이유가 사라진거죠.
ⓒ변종석
4층 | 침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