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와 詩魂

가 을 / 정호승

나뭇잎숨결 2020. 9. 10. 14:08

가 을

 

- 정호승

 

돌아보지 마라

누구든 돌아보는 얼굴은 슬프다,

 

돌아보지 마라

지리산 능선들이 손수건을 꺼내 운다.

 

인생의 거지들이 지리산에 기대앉아

잠시 가을이 되고 있을 뿐

 

돌아보지 마라

아직 지리산이 된 사람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