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서(帛書)

12월 23일 대림 제4주간 금요일

나뭇잎숨결 2011. 12. 23. 10:01

2011년 12월 23일 대림 제4주간 금요일

 

 

 

Domenico GHIRLANDAIO -  Visitation 1491

 

  

늘 새롭게 떠나야 거듭나는

                   
삶의 여정에서, 주님

                  
저희는 오늘도 성모님과 함께

                     
길을 가게 해주십시오.


      

 

Reichlich, Marx  - Visitation 1502

 

 
앨리사벳에게 기쁨으로 달려가던

                   
성모님처럼 저희도

               
 마지 못해서가 아니라

                   
설레는 마음과 걸음으로

                 
사랑을 기다리는 이웃을 향해

                    
뛰어가게 해 주십시오

 

          

 

Meister der Strahover Altarflugel  - Visitation 1515

 

 
늘 새롭게 손님을 맞이하며

                   
성숙해 가는 삶의 여정에서, 주님

                      
저희도 엘리사벳처럼

                  
환호하는 음성과 반가움으로

                   
만나는 이들에게마다

                 
진심 어린 사랑의 인사를

                    
건넬 수 있게 해 주십시오

 

 

 

SEBASTIANO DEL PIOMBO - Visitation 1518-19

 

           
성령의 사랑안에

                   
이루어진 인연들을 놀라워하고

                 
고마운 선물로 받아 안을수 있는

                  
은총의 나날이 되게 해 주십시오

 

                  

 

TINTORETTO - The Visitation c. 1549

 

 
믿음의 복된 여인

                  
마리아와 엘리사벳처럼

                        
저희도 더욱

                  
믿음을 키워 가겠습니다

                        
사랑 약속을 새롭게 하고

                    
사랑의 실천을 새롭게 하는

                 
행복한 사람들이 되겠습니다

 

  

 

Matteo rosselli (1578-1650) - Visitation

 

 

  오늘은 성모님과 함께

                        
가장 겸허한 마음으로

                 
 영혼의 찬가를 부르게 해 주십시오

        
의심의 안개를 걷어내고 

                     
 확신에 찬 믿음으로

                    
두려움의 먹구름을 몰아내고

                           
신뢰에 찬 희망으로

                   
주님을 찬미하게 해 주십시오

  

 

 

GANDOLFI, Ubaldo - The Visitation c. 1767

 

  
무딘 마음 없애고

                     
설레임 가득한 희망으로

                       
모진 마음 없애고

                      
자비심 가득한 넉넉함으로

                           
주님을 찬미하게 해 주십시오

               

 

 

Edward Von Steinle (1810-1886) - The Visitation

 

          
마니피캇 (Magnificat )을 부르는 동안

                      
저희 가슴속엔

                    
초록빛 별들이 쏟아집니다

                      
천사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옵니다

                       
성모님은 부드러운 손길로

                          
저희 곁에서 촛불을 밝혀 주십니다

 

              

 

Maurice Denis - Visitation 1894

 

   
늘 새롭게 떠나야 거듭나는 

                        
삶의 여정에서, 주님

                           
저희는 오늘도 성모님과 함께

                        
길을 가게 해 주십시오

                          
미루지 않고 사랑을

                       
다시 시작하게 해 주십시오

 

이해인 수녀님의 "길 위에서의 기도"
 
 

 

 

GIOTTO di Bondone - The Visitation 1306

 

  

 

GIOTTO DI BONDONE - The Visitation  1310s

 

 

 

 BROEDERLAM, Melchior - The Visitation 1393-99

  

 

 

LORENZO Monaco - The Visitation 1405-10

 

 

 

Fra Angelico - Visitation 1433-34

 

 

 

DARET, Jacques-  Visitation 1434-35

  

 

Rogier van der WEYDEN -  Visitation 1445

 

  

 

Bouts - Visitation c1445

 

  

 

Pietro Perugino  - Visitation 1470-73

 

  

 

GHIRLANDAIO, Domenico - The Visitation 1486-90

 

 

 

Piero di Cosimo  - The Visitation with Saint Nicholas and Saint Anthony Abbot, c. 1490

 

  

 

 

Josse Lieferinxe - The Visitation 1500

 

  

 

 

ALBERTINELLI, Mariotto - Visitation 1503

 

  

 

MASTER M S(Hungarian painter) - Visitation 1506

 

 

 

LLANOS, Hernando -  The Visitation 1507

 

  

 

PONTORMO, Jacopo - The Visitation 1514-16

 

  

 

PONTORMO, Jacopo - The Visitation 1528-29 

 

 

 

 

REICHLICH, Marx - Visitation 1520

  

 

 

 MASTER of AB Monogram - Visitation 1530

 

  

 

 

Juan Correa De Vivar - The Visitation 1539 - 52

 

  

 

 TINTORETTO - The Visitation c. 1588

  

 

 

Federico Barocci  - The Visitation 1583-86

 

  

 

Luisde Morales (1510-1586) - The Visitation

 

  

 

El Greco - The Visitation 1610-13

 

  

 

 CASTILLO, Juan del - The Visitation 1630s

 

 

 

 

Rembrandt Van Rijn - Visitation 1640

 

  

 

HERP, Willem van, the Elder - The Visitation 1659

 

  

 

PUGET, Pierre - The Visitation 1659

 

  

 

Alonso Cano (1601-67) - The Visitation

 

  

 

Philippe de Champaigne  (1602 -1674) - The Visitation

 

  

 

Luca Giordano (1632-1705) -  The Visitation

 

  

 

UNTERBERGER, Michelangelo - The Visitation c. 1758

 

  

 

Louis-Jean-Fran?ois Lagren?e (1725-1805) - La visitaci?n

 

  

 

 

Carl Heinrich Bloch (1834-1890) - Mary and Elisabeth  

 

   

 

Maurice Denis - Visitation in Blue


 

제1독서 말라키 3,1-4.23-24


 

주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1 “보라, 내가 나의 사자를 보내니 그가 내 앞에서 길을 닦으리라. 너희가 찾던 주님, 그가 홀연히 자기 성전으로 오리라. 너희가 좋아하는 계약의 사자, 보라, 그가 온다. ─ 만군의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 2 그가 오는 날을 누가 견디어 내며, 그가 나타날 때에 누가 버티고 서 있을 수 있겠느냐?
그는 제련사의 불 같고 염색공의 잿물 같으리라. 3 그는 은 제련사와 정련사처럼 앉아 레위의 자손들을 깨끗하게 하고, 그들을 금과 은처럼 정련하여 주님에게 의로운 제물을 바치게 하리라.
4 그러면 유다와 예루살렘의 제물이 옛날처럼, 지난날처럼 주님 마음에 들리라. 23 보라, 주님의 크고 두려운 날이 오기 전에 내가 너희에게 엘리야 예언자를 보내리라. 24 그가 부모의 마음을 자녀에게 돌리고, 자녀의 마음을 부모에게 돌리리라. 그래야 내가 와서 이 땅을 파멸로 내리치지 않으리라.”



 

복음 루카 1,57-66


 

57 엘리사벳은 해산달이 차서 아들을 낳았다. 58 이웃과 친척들은 주님께서 엘리사벳에게 큰 자비를 베푸셨다는 것을 듣고, 그와 함께 기뻐하였다.
59 여드레째 되는 날, 그들은 아기의 할례식에 갔다가 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아기를 즈카르야라고 부르려 하였다. 60 그러나 아기 어머니는 “안 됩니다. 요한이라고 불러야 합니다.” 하고 말하였다.
61 그들은 “당신의 친척 가운데에는 그런 이름을 가진 이가 없습니다.” 하며, 62 그 아버지에게 아기의 이름을 무엇이라 하겠느냐고 손짓으로 물었다.
63 즈카르야는 글 쓰는 판을 달라고 하여 ‘그의 이름은 요한’이라고 썼다. 그러자 모두 놀라워하였다. 64 그때에 즈카르야는 즉시 입이 열리고 혀가 풀려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65 그리하여 이웃이 모두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이 유다의 온 산악 지방에서 화제가 되었다. 66 소문을 들은 이들은 모두 그것을 마음에 새기며, “이 아기가 대체 무엇이 될 것인가?” 하고 말하였다. 정녕 주님의 손길이 그를 보살피고 계셨던 것이다.



어제는 제가 몸담고 있는 인천 교구청 송년미사가 있었습니다. 주교님과 신부님들 그리고 교구청 직원들이 함께 모여 미사를 봉헌했지요. 그런데 주교님께서 강론 중에 당신께서 부제 때 소록도 나환자 마을에서 사목체험을 했던 일을 말씀하시더군요. 특별히 이 나환자 마을에서 만난 젊은 형제님과의 만남을 잊지 못하신다고 했는데, 그 사연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센 병으로 인해 아픔을 겪고 있는 어떤 형제님을 만났었다고 합니다. 한센 병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선들, 더군다나 병이 낫지 않고 더 심해질 때 큰 아픔과 좌절에 빠지게 된다고 합니다. 이 형제님 역시 이러한 아픔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느 날 병이 심해져서 다리 한 쪽을 잘라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 놓이게 되면 주님께 원망을 던질 만도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형제님은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도 오히려 주님의 십자가를 묵상할 수 있다면서 감사의 기도를 바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중에 생활성가 중에 ‘참 좋으신 예수님’이라는 노래의 가사를 직접 쓰셨다고 합니다.

가슴 찡한 사연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믿음으로 살아가는 이 분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어떠한 순간에서도 감사하면서 주님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는 말은 불평과 불만의 말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남을 미워하고 판단하는 말 역시 우리에게서 사라져야 할 말입니다. 이러한 부정적인 말보다는 긍정적인 말, 즉 감사와 사랑의 말을 할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어제 아침 성소국 사무실에 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글쎄 천정에서 물이 쏟아져서 사무실이 완전 물바다가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물바다가 된 것이 벌써 3번째라는 것이지요. 화가 나고 짜증이 났습니다. 그러면서 정리를 하는데, 이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듭니다. 2011년도를 보내면서 잘 정리하고 새로운 2012년을 잘 맞이하라고 이런 일이 생긴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힘은 들었지만 감사의 말을 할 수 있었지요. 고통과 시련의 순간만이 어쩌면 감사할 수 있는 순간이 아닐까요?

세례자 요한의 아버지 즈카르야는 천사의 말을 믿지 않고 의심해서 말을 할 수 없었지요. 그런데 이제 주님의 뜻에 따라 아들 이름을 ‘요한’이라고 정하면서 혀가 풀려 말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첫 번째로 했던 말은 바로 하느님을 찬미하는 말이었습니다. 즉, 말을 할 수 없었던 고통의 순간. 이 순간에서 벗어났을 때 그는 찬미와 감사를 드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고통과 시련의 순간에는 불평불만에 빠질 때가 더 많습니다. 또 이 순간을 벗어나면 주님의 사랑을 잊어버리고, 자기가 잘 나서 한 것처럼 착각합니다.

의심과 불신의 말이 아닌, 믿음과 일치의 말 그래서 진정으로 사랑하고 감사할 수 있는 말을 하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늘 하느님을 찬미하는 말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실하게 사랑하며 조용히 침묵을 지켜라. 성실한 사람은 많은 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프리드리히 제나인).



 


세례자요한 성당. 요한이 태어난 곳입니다.